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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 문화칼럼]마음을 비우자

 

 

 

 

 

살면서 여러 가지 걱정거리를 만나게 된다. 걱정이 쌓이면 근심이 되고 결국 스스로를 병들게 한다. 돈 걱정, 건강 걱정, 병 걱정, 자식 걱정, 남편 걱정 나아가 나라 걱정 등 살면서 걱정거리는 끝이 없다. 이런 걱정의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기우였거나 안달복달할 필요가 없는 사안으로 끝이 난다. 죽으란 법은 없어 희망을 갖고 살다보면 좋아질 수도 있고 이런 걱정은 사실 더 큰 걱정이 없어 하는 우리들의 삶의 일부이다.

어떤 고민의 사연을 들어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경우까지 있다. 당사자에게만 걱정인 것이다. 여러 사건 사고의 보도를 보다보면 평범한 삶이 오히려 복 받은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그마한 걱정거리가 있는 것이 참행복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해본다. 갈등과 고민의 시작은 돈인 경우가 많다. 세상을 살다보면 당연한 일인데 너무 돈에 집착하여 노예가 되면 스스로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진다.

‘바보처럼 살았군요’라는 노래가 한 때 유행했었다. 세월의 덧없음을 아쉬워하며 부른 노래이다. 유수와 같은 세월의 흐름을 잡지 못하고 사는 인간사이다. 아쉬움에 잘못을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고 우리 삶에서 바보 같은 짓은 참으로 많다. 조금 더 생각을 해볼 걸, 잠시 참을 걸, 그 부탁을 들어줄 걸… 등등 세상일은 어쩌면 후회와 아쉬움 속에 속절없이 살아가는 일일 수도 있다. 재산이 넉넉한 어르신이 겉보기와 달리 불행한 속내가 더 할 수도 있고 그 가족의 내홍이 더 할 수도 있다. 윈도우 부부도 있지만 윈도우 가족은 또 얼마나 많을까.

이광수의 원작소설인 ‘꿈’은 신상옥, 배창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신상옥 감독은 1955년과 1967년에 두 차례나 만들었다. 여인의 미색에 빠져 자신을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승려 조신은 그것이 꿈이었기에 자신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천하의 미녀인 태수의 딸이 수도하는 승려에게 가당키나 한 것인가?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다 해도 정의롭지 못하다면 진정한 행복은 아닐 것이다. 조신은 산중으로 숨어들어 자식까지 낳고 살았지만 결국 추격대에 의해 붙잡혀 죽음을 당한다. 깨어나 보니 죽음은 꿈속의 일이었다. 태수의 딸 역을 맡은 김혜정 배우와 조신 역을 맡은 신영균 배우의 연기는 아직도 생생하다.

초등학교 시절 이 영화를 보고 신상옥 감독을 내 인생의 롤 모델로 삼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세운 안양영화예술학교를 찾아간 적이 있다. 그것은 ‘꿈’이 보여준 영화미학을 느낀 것이 아니라 영화가 전해주는 헛된 욕심을 버리라는 감독의 메시지가 소년의 마음에 더욱 감동을 주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교훈을 영화를 통해 배우지만 우리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크고 작은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더 큰 야욕을 숨기고 사기꾼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선량한 서민들을 울리는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꿈’은 꿈으로 끝나야 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족을 등지고 지인과 갈라서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어른이나 젊은이 할 것 없이 나이 들어가며 걱정거리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인생사이다. 걱정거리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방법은 자신이 제일 잘 알 수 있다. 아니면 가족이 가장 정확한 조언자가 될 것이다. 걱정거리를 순리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일은 세상살이의 기본이고 인간의 도리이다.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인간이기에 욕심은 끝이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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