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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안전불감증의 단면, 거짓 소방점검이라니

지난 한 해 경기북부 소방재난본부는 총 2만2천557건(종합 정밀 점검 4천472건, 작동 기능 점검 1만8천85건)의 소방시설 자체점검 결과보고서를 접수했다. 소방시설 자체점검이란 건물 관계인이 직접, 또는 소방시설관리업체를 통해 건물 내 소방시설이나 방화문 등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소방서에 제출하는 민간 중심의 자율안전관리 제도다.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지난해 자체점검 결과 불량대상 1만1천855개소에 조치 명령했고 과태료 106건, 입건 22건, 기관통보 15건의 처분을 진행했다.

소방시설 자체점검, 이른바 ‘셀프 점검’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민간 소방시설관리업자는 건물주의 선택에 의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을’의 입장이라 웬만한 건물주의 잘못은 눈감아주게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소방 인력 부족을 메울 다른 대안이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방당국이 수시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는 지난 달 경기북부 자체점검 대상 60곳에 대한 표본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조사 대상은 자체점검 점검인력 배치신고가 부적합한 곳과 2년 연속 동일한 관리업체가 점검한 곳 등 부실·허위 점검의 가능성이 큰 곳이었다. 표본조사의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지역을 교차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결과, 점검일 허위신고, 점검인력 미참여 등 4건의 거짓점검 행위와 43건의 소방시설 불량사항을 확인, 사안에 따라 행정처분과 조치명령을 발부했다. 따라서 앞으로 소방 당국의 수시·불시 단속과 점검을 확대하고 소방안전공단 등 공영 점검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설날 발생한 강원 동해시 토바펜션 가스폭발화재 사고로 7명이 사망했다. 사건의 가장 큰 책임은 신고도 하지 않은 채 불법으로 펜션 영업을 해 온 건물주, 그리고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해당 관청에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발생한 참혹한 화재 사건은 2019년 9월 김포 요양병원 화재(49명 사망), 2018년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46명 사망), 2017년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29명 사망) 등이 있다. 이 모두가 안전불감증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드러난 문제점을 고치자고 국회에 제출된 화재안전 소방법 개정안도 2년 째 계류상태다. 참화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국회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와 동시에 우리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깨부수는 일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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