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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내 성평등 수준 높이는 연구와 교육리더 육성 초점”

 

 

 

정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

“보육사업을 하면서 인간의 존엄함을 봤어요. 결국 가족에 대한 이해는 사람에 대한 존엄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의 슬로건으로 ‘평등으로 한 걸음, 더 따뜻해진 경기’를 선정했습니다. 그 슬로건이 우리 연구원의 갈 길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지난 19일 정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정 원장은 가족여성연구원의 역할을 ‘인간’에서 찾았다.

정 원장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기에 대학에서 사회참여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을 계기로 결혼 이후 보육전문가로 시작해 영유아보호법 제정 운동 등 국내 가족 관련 정책을 제시한 ‘가족’ 전문가다.

정 원장에게 가족여성연구원의 역할과 활동 비전 등을 들었다. <편집자주>

작년 성평등 추진기반 등 48개 분야 연구
보육정책·여성고용·다문화가정 등 망라


올해 가족·돌봄부문에 지역자원 활용
가족역량강화지원·양육친화문화조성 계획
31개 시군별 ‘천인의 아빠단’ 중점 추진

‘가족지원교육사업’도 함께 전개
지역 맞춤형 콘텐츠 활용할 전문강사 양성
교육프로그램 시설과 강사간 플랫폼 구축

성별영향평가 컨설턴트 역할 자처
도내 성인지예산 사업대상 선정·분석

‘평등으로 한 걸음, 더 따듯해진 경기’
가족여성연구원이 갈 길 보여주는 슬로건
민주적 성평등 사회 조성 최선 다할 것


2005년 설립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은 올해 개원한지 15년차를 맞는 공공연구기관으로 주된 활동은 여성가족분야 관련 연구와 여성리더 육성 사업, 성평등 인식 개선 교육 등에 맞춰져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성평등정책 추진기반, 성평등 분야의 연구를 비롯해 다문화, 가족, 아동·보육, 청소년 등으로 지난해만도 48개 분야에 대한 전문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시군이나 중앙정부의 의뢰를 중심으로, 여성친화도시 설계, 보육정책 기본계획 등에서 시작해 여성고용과 노동, 다문화가정, 아동돌봄과 보육, 청소년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가족여성연구원의 활동은 연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연구 결과를 현장에서 적용하고, 이를 토대로 ‘가족 교육 리더’를 만드는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우리 사회에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 민주적 가족의 모습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제시한다.

정 원장은 “올해부터는 가족과 돌봄부문에서도 지역자원을 활용한 네트워킹을 구축할 것”이라며 “가족역량강화지원과 지역맞춤형 양육친화문화조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플랫폼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 원장이 올해 중점으로 추진하는 모델의 하나가 ‘경기도 천인의 아빠단’ 사업이다.

정 원장은 “도내 31개 시군별로 네트워크를 구축해 ‘천인의 아빠단’을 구축해 젊은 아빠들에게 가족에서의 역할을 교육하는 사업”이라며 “특히 양육놀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빠들이 아이들과 놀면서 보육하는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에서 시행하는 ‘경기도 라떼파파’사업과 MOU를 맺어 함께 진행하면서 가족 내 성평등 수준을 높이고 가족지원사업도 함께 전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족여성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체육계와 공동으로 지도자를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경찰서 내 여성청소년과 일선의 경찰관을 대상으로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연구원 사업은 직접 교육이 아니라, 교육을 담당할 교육리더를 육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포천에 거주하는 전문강사가 포천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으로, 연구원은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육을 원하는 시설과 강사간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주안을 둔다.

정정옥 원장은 “‘가족지원교육사업’도 주요 추진 사업으로 직접수요자로 우리가 직접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말 그대로 전문 강사를 교육하고, 이 강사들이 현장에서 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현장에 맞는 강의를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도내 31개 시군을 보면 농촌, 중소도시, 대도시 등 많은 유형의 현장이 있다. 이들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해 사용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가족여성연구원은 최근 젠더 갈등으로 인한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성별영향평가 컨설턴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연구원은 지난해 41명의 컨설턴트를 구축해 도와 시군 공무원의 성별영향평가서와 성인지 예견산제도 추진을 지원했으며, 컨설턴트 양성과정도 새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 원장은 “성인지예산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도에서 대상과제 선정을 의뢰받아 시군 외에도 도 성인지예산 사업대상을 선정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경기도 공공기관 홍보물에 대한 컨설팅도 올해는 경기도와 공공기관 홍보물에 대해 성인지 관점에서 모니터링하고 컨설팅과 캠페인을 병행하는 사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도의 성평등 지수는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였고 2017년에는 하위권이었으나 2019 성평등 지수 결과에서는 중상위권으로 올라섰다”고 설명하고 “하지만 ‘의사결정분야 성평등지수’와 관련해 공공영역의 유리천장은 아직 잘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성고용과 경력단절, 성별임금격차 등 ‘경제활동 분야 성평등 지수’도 17개 시도 중 9위로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여성가족부 수탁사업으로 ‘경기양성평등센터’ 운영을 맡아 지역에서 성평등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 원장은 “성평등 민관협치를 위해 운영 중인 ‘젠더 거버넌스’를 통해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30년 넘는 세월을 여성과 가족문화 운동에 헌신하면서 현실의 벽을 숱하게 절감해야 했다.

정 원장은 “지역의 많은 사람들과 수십 차례 논의한 결과 만든 정책이 하룻밤 사이에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도의회에서 만든 성평등 조례가 여러 이유로 바뀌는 것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정정옥 원장은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통해 피부에 와닿는 사업을 개발하고 지원하면서 우리 사회도 한발 한발 나아갈 수 있다”며 “이번에 만든 가족여성연구원 슬로건이 그런 내용을 잘 담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임기 1년차를 앞두고 느끼는 가장 큰 안타까움은 가족여성연구원 연구원과 임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일을 하지만, 기관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서는 아는 분이 소수인 것 같다”며 “기관의 연구성과를 사회에 적용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관과 연구내용을 잘 알리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또 “한 사람으로 살면서 내가 선 자리에서 나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른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대학생으로서 당연히 사회와 주변을 넓게 보고 참여하려는 시민의식을 갖고, 엄마로서 보육에 관심을 갖고 헌신하며 ‘우리의 보육현실’을 보려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얻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젊은 청년들이 성숙한 시민의식과 가족에 대한 인식을 정립할 때 우리 사회도 바르게 갈 수 있다”며 “가족여성연구원도 민주적 성평등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도민을 향해 인사말을 전했다.

/박한솔기자 hs6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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