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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보다 더 절박" 소상공인 직접대출 첫날, 창구마다 장사진

“마스크 사는 줄서기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이 줄서기가 더 절박해요.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당장 먹고 살아야죠”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 접수가 시작된 25일 경기도내 소상공인센터 창구는 이른 아침부터 긴급 대출을 받으려는 소상공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부터 시범 운영되는 소상공인 직접대출은 중기부 산하 전국 62개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 지역센터에서 1인당 최대 1천만원을 신속 대출해주는 제도다.

그동안 신용등급이 낮거나 다른 대출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각종 금융정책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던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길 종잣돈을 구하려 새벽부터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소진공 화성센터는 이날 오후 1시 50분쯤 대출 신청 번호표 배부를 215번에서 마감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상담을 진행 중인 창구 번호판은 90번대에 머물면서 상인 40∼50명이 한꺼번에 몰려 혼잡이 빚어졌고, 마지막 번호표 배부가 마감되자 일부 상인들은 “내가 먼저 왔다”며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며 대출 한번 신청해본 적이 없었다는 A씨는 “월세와 공과금 등을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방문했다. 어제 오전 10시쯤 센터에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돌아갔다가 오늘 다시 온 것”이라며 “아침에 번호표를 받을 때는 오후 2시쯤 오라고 했는데 3∼4시는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월부터 라이브 카페를 시작했다는 조영웅(43)씨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대출을 받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손님이 더 줄어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정부에선 영업을 잠시 멈추라고 권고하는데 그에 대한 소상공인 대책이 뚜렷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소진공 안양센터도 이날 오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센터 안내 직원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오전 9시에 대출신청 접수를 했는데 이미 오전 6시부터 대출 신청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며 “내가 출근한 8시쯤 이미 80명이 줄을 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220명이 대출을 신청한 한 이 센터에서는 전날에도 300여명이 대출신청을 하고 돌아갔다.

대출신청을 위해 기다리고 있던 여성 김재분(69·여)씨는 “식당을 운영하는데 영업이 너무 안 돼 직원 2명의 월급을 두달 치나 주지 못했다. 대출을 받으면 우선 월급부터 줄 생각”이라며 “직원들을 일단 앞으로 두달 정도 쉬게 하고 했고, 나 혼자 어떻게 해서든 식당을 꾸려나갈 생각인데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몰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인원이 몰리면서 센터에서는 직원들이 대리대출을 받으러 온 소상공인에게는 “번호표가 마감됐다”는 설명을, 직접 대출을 받으러 온 이들에게는 구비서류 안내를 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소진공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담보기관을 통한 대리대출을 해오고 있었는데, 이날은 직접대출을 원하는 소상공인까지 한꺼번에 몰려 더욱 혼잡했다.

직접대출 첫날이다 보니 구비서류나 자격조건 등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센터를 찾은 소상공인들도 있었고, 방문과 상담이 밀려들면서 사실상 전국 소상공인센터 전화 상담은 불가능한 상태다.

또 대출에 필요한 서류나 절차를 확인하려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하려 해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때가 많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다음 달 1일 정식 시행에 앞서 일주일간 시범 운영을 하며 시스템을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동안 은행을 통한 간접대출만 해오던 소상공인센터가 지금껏 해보지 않은 직접 대출을 해보는 것”이라며 “제도가 정착하는데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며 이해를 구했다.

/김현수·편지수기자 p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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