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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수(手)개표

후보자의 이름이 인쇄된 투표용지는 1850년대 호주에서 처음 사용됐다. 하지만 투표용지는 나라마다 다르게 발전해 왔다. 문맹률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도에서는 정당을 상징하는 다양한 그림들이 투표용지에 등장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연꽃, 자전거, 손바닥, 자명종, 낫, 코코넛 등등.

1960년대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맹률이 높다 보니 출마 후보의 기호를 1·2·3 같은 아라비아 숫자 대신 막대 개수로 표시 했기 때문이다. 당시 치러진 참의원 선거엔 후보가 28명이나 출마해 막대를 28개나 그려 넣었다니 후보의 기호를 찾아 정확히 찍는 것도 쉽지 않았을 듯 싶다.

후보자 간 헷갈리는 것을 막고, 정보를 더 많이 주기 위해 후보자 얼굴을 인쇄하는 나라도 있다. 그런가 하면 일본은 유권자들이 후보자 이름이 인쇄된 투표용지에 기표하지 않고 투표용지에 후보자 이름(지역구 의원)이나 정당명(비례대표)을 적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세계 유일 자서식(自書式) 투표용지다.

투표이후 개표방법은 세계가 거의 공통이다. 수(手)개표 혹은 전자개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1948년 첫 선거이후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던 개표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전자 개표로 바뀐 것만 다르다.

수개표 시절, 개표방송은 당사자는 물론 온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밤샘도 예사였다. 아날로그식 개표로 아침이 돼서야 당락이 결정 됐기 때문이다. 그사이 대부분의 시민들은 TV 앞에 자리를 잡고 수개표방송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희 일비하던 것이 당시의 개표 풍속도였다. 물론 수작업이다 보니 부정시비등 개표의 후유증도 컷 다.

이번 21대 총선 개표작업이 16년 전으로 회귀할 모양이다. 비례 1석을 노리고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정당이 35개. 덩달아 비례대표 정당 투표용지 길이도 50㎝에 육박. 지금의 전자개표기가 무용지물이 되는 바람에 수개표가 불가피해져 그렇다고. 민의를 대변 하겠다고 다양한 정당이 나선 것은 바람직 하다. 그러나 그중 진정 국민을 위해 나선 정당이 얼마나 될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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