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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의 생활 속 지혜]동행(同行)

 

 

 

 

 

동행(同行)의 사전적 의미는 ‘둘 또는 여러 사람이 같이 길을 감, 같이 길을 가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진정한 동행의 의미는 같은 ‘방향’으로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마음’으로 함께 가는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라면 갈 길이 아무리 멀다 해도 갈 수 있고, 바람이 휘몰아치는 들판도 걸을 수 있으며, 위험한 강도 건널 수 있고, 높은 산도 넘을 수 있다. 나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라면 물에 빠진다 해도 손 내밀어 건져주고, 위험한 상황에서 몸으로 막아주며,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사랑하면 나의 길 끝까지 잘 갈 수 있다. 이 세상은 홀로 살기에는 너무 힘든 곳이기에 단 한 사람이라도 믿고 나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동행에는 기쁨이 있고 마음의 위로가 있다. 우리의 험난한 인생길, 누군가와 손잡고 걸어 가야하고 험난한 날들도 서로 손잡고 걸어가야 한다. 왜냐하면 손을 잡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동행, 급난지붕(急難之朋)이란 어렵고 급할 때 함께할 친구, 동행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부부가 노년에 금실 좋게 함께 동행, 화락(和樂)하게 해로(偕老)할 수 있다면 세상 어느 누구를 부러워하랴! 동행(同行)이 곧 동행(同幸)인, 함께하면 함께 행복할 수 있다.

인간은 상호 의존적 존재이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도움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돕고 베풀고, 서로 의지하고, 서로의 존재에 감사해야 하며. 그리고 서로 존재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인생락재상지심(人生樂在相知心)이란 말은 서로가 알아주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 이라는 말이다. 안개꽃이 혼자서가 아니라 다른 꽃(들)과 함께 일 때 더 아름답게 빛나듯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다른 사람(들)과 동행도 마찬가지이다.

인문학전문가인 박영희교수는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는 100세 인생의 행복키워드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동고동락(同苦同樂)이다. 살아가기가 어려울 때 누군가와 동행이 없다면 암울한 세상을 견디기 힘들다. 아름다운 동행은 동고(同苦)를 통해 동락(同樂)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논어에서 공자님은 세상사는 즐거움 세 가지를 ‘익자삼락(益者三樂)’이라 했다. 첫째, ‘낙절예락(樂節禮樂)’, 예에 맞게 행하는 것을 즐겨하고, 둘째, ‘낙도인지선(樂道人之善)’, 남의 선(善)을 말하기 즐겨하며, 마지막으로, ‘낙다현우(樂多賢友)’, 어진 친구를 많이 갖는 즐거움, 좋은 사람(들)과 동행 하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다.

인생길에 동행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힘들 때 서로 기댈 수 있고, 아플 때 곁에 있어 줄 수 있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줄 수 있으니 서로 마음의 위로가 된다. 여행을 떠날 때 혼자라면 고독한 법인데 서로 눈 빛 맞추며 웃으며 동행하는 이 있다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사랑은 홀로 할 수 없고, 맛있는 음식도 홀로는 맛이 없고, 멋진 영화도 홀로는 재미가 없고, 예쁜 옷도 보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며,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어 주는 사람이 없다면 독백에 불과하다. 홀로는 외롭고, 고독하고, 즐겁지 않다.

‘인생길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 깊이 사랑해야 한다. 그 사랑으로 인하여 오늘도, 내일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행하는 그대를 생각하면 내 마음 깊은 곳 까지 따뜻해지며, 나를 보는 그대의 선한 눈망울을 보면 금방이라도 사랑한다고 말할 것 같다. 그대가 내 곁에 없을 때는 이름을 가만히 불러보면 보고 싶은 그대의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져 온다. 내 마음을 감싸는 그대의 손길을 느낄 수 있고 나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쉬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 사랑이 시작되는 곳에서 삶이 끝나는 날까지 언제나 그대와 동행하고 싶다.’라고 시인 용혜원은 ‘동행’에서 말했다. 문학평론가 이어령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사회적으로 비록 성공했다 하더라도 동행하는 이 없다면 성공한 사람이라 말 할 수 없다.’라고 인생길에 ‘동행’의 중요성을 말했다.

가수 김종환이 작사하고 그의 딸 리아킴이 부른 ‘위대한 약속’중 한 소절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때론 그대가 아플 때도 약속한 그대로 그대 곁에 남아서 끝까지 살고 싶습니다.’의 노랫말처럼 인생의 최후까지 나의 행복을 위해 함께 동행 할 수 있는 단 한 사람만 이라도 소중히 간직하기위한 노력,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삶의 지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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