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더 나은 도시 만들어가는 시민 참여 일화 소개

시민들의 꾸준한 문제 공론화
꿈꾸는 도시 만드는 비법 제시

 

 

 

지금 우리는 광장문화에 익숙해져 광장이 예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느끼지만, 서울의 상징적인 광장인 서울광장이 생긴 것은 2004년의 일이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광장문화를 만끽한 시민들의 요구 덕분에 서울광장이 조성됐는데, 1996년부터 서울 시청 앞에 광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시민들이 있었고 그들이 꾸준히 제안하고 문제를 공론화했기 때문에 만들어낼 수 있었다.

광장 하나 만드는 게 무슨 큰일이냐 싶겠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그때까지는 도심에서 차도를 없애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광장 하나 만들자고 교통 정체를 감수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또 당시 서울시는 ‘서울광장조례’를 근거로 광장 사용을 불허했으나 시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광장을 지켜낼 수 있었고, 도시는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시민들이 요구해서 만들어낸 것은 광장뿐이 아니다. 1984년 지체장애인 김순석 씨는 ‘도로의 턱을 없애 달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96년 12월부터 시작된 장애인 보행권 운동 덕분에 김순석 씨가 사망한 지 13년이 지나서 도로의 턱을 없애는 것이 법적으로 명시됐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지하철 엘리베이터와 저상버스도 만들어냈으며, 지금은 당연한 것들이지만 시민들이 움직이지 않았다면 생겨나지 않았을 것들이기도 하다.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인 인사동과 북촌도 그곳만이 지닌 특유의 분위기와 장소성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지만 모든 사람이 그곳의 가치를 인정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후반, 인사동 열두 개의 작은 가게가 묶여 있는 필지가 건설사에 팔렸고, 건설사는 그곳을 재개발하고 대형 건물을 세울 계획이었다.

이에 인사동을 지키기 위한 시민운동이 시작됐다. 인사동이 지닌 건축 경관, 전통적 도시 조직, 옛길, 역사적 장소 등은 시민 모두의 공유재산이라는 논리를 통해 1만5천131명의 시민에게 ‘열두 가게 살리기를 위한 청원서’를 받아내며 인사동은 그대로 남아있게 됐다.

북촌 또한 1991년 이후 각종 규제가 완화되자 한옥이 철거되고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지어지며, 일부 주민들은 전통 주거지의 특성을 간직한 지역의 성격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했다.

서울연구원의 연구원과 서울시 공무원들은 북촌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주민을 만나 북촌 가꾸기 기본 계획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북촌을 좋은 한옥 주거지로 유지하기 위한 대책이 세워졌다.

‘우리가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에서는 시민이 도시를 바꾸거나 지켜낸 사례들을 제시하며, 시민이 참여할수록 더 나은 도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더불어 아주 작은 관심, 아주 작은 참여가 도시를 바꾸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우리가 꿈꾸는 도시를 만들 수 있는 비법을 제시한다.

/신연경기자 shinyk@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