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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코치의 경영리더십]문화의 차이와 충돌

 

 

 

문화란 뭘까? 지금껏 살아오면서 배우고 경험한 우리의 고정된 습관일 수도 있고, 정해진 틀에 맞춰 살면서 굳어진 고유의 전통일 수도 있다. 우선 문화의 정의를 살펴보자. 위키백과에서는 “사회전반의 생활양식”이라 하고, 인류학자 타일러 (Tyler)는 “지식, 신앙, 예술, 법률, 도덕, 풍속, 그리고 인간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취득한 모든 능력과 습관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 전체”라고 했다.

우리에겐 오랜 시간동안 독특한 생활 방식으로 다져진 우리 나름의 문화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진 그들에게 우리의 문화는 어떻게 이해될까? 전대길 작가는 “그럴수도, 그러려니, 그렇겠지”에서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 문화의 특징을 “반찬의 무한 리필, 공짜 물, 화로구이, 24시간 술 판매, 빠른 배달 문화” 등으로 정리해 놓았다. 이런 우리의 일상적인 문화는 다른 문화에서는 단순히 독특함을 넘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생각이 다르면 차이로 인식하겠지만 행동이 다르면 당연히 충돌하기 마련이다. 개인의 성격 차이도 있겠지만 머리로 생각하는 문화와 가슴으로 느끼는 문화나 몸으로 행동하는 문화는 당연히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CIO코리아에서 작성한 “작은 차이가 부르는 큰 갈등, 기업 내 다문화 층돌 해결법”에 의하면 다른 나라나 문화권에서 활동하는 동료, 고객과 일하는 경우 상대방의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오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이런 오해는 “상호 간의 노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자민족 중심주의 (Ethnocentrism)라고도 불리는 이런 태도는 상대방을 자신이 속한 문화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며 갈등의 원인이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오해임을 깨닫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다져진 상대의 문화를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는 나로서는 더욱 그렇다. 입사 후 나는 “Intercultural Training”이라는 과정으로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문화의 차이를 인정한다는 것은 교육받을 때만 그렇고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오면 배타적인 모습으로 되돌아오기 일쑤였다. 20년이 넘은 지금에 와서 보면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과 같이 근무하면서도 그들의 문화를 체험해 보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건 기본이고, 그들의 문화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고 선입견과 편견에 휩싸인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문화의 다름은 밥 먹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우리의 문화가 밥 먹으러 가자고 한 사람이 밥값을 내는 게 일반적이라면 그들과 같이 밥을 먹어도 밥값은 각자의 몫이다. 우리의 상식으로 들이대면 매너 없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더치페이가 자연스러운 그들의 문화를 알고 나면 별거 아니다. 집으로 저녁 식사를 초대받는 다는 것은 꿈꾸기도 어려울 정도다. 물론 친해지고 나면 가능하게 되지만 말이다.

또 하나의 사례를 살펴보자. 회의를 하거나 워크숍을 할 때 자기 의견을 내거나 발표하는데 망설인다. 이런 모습을 독일 매니저 입장에서 보면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보일 수 있다. 상대방의 의견도 듣고 자기의 입장을 표현하며 토론하는 그들과는 달리 우리는 우리라는 공감대 문화 때문인지 회의할 때도 의견 충돌에 대해서는 관용을 보인다. 이런 우리에게 독일 매니저는 적극적이지 않고 주도적이지 않다고 피드백을 준다.

문화의 차이가 충돌로 이어지기까지는 정해진 시간이나 순서가 없다. 다만 서로의 문화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화의 충돌과 그로 인한 갈등을 막으려면 서로의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뿐만 아니라 체험이 필요하다. 체험해 보지 않고 다른 문화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는 사뭇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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