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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관광, 절체절명의 위기

 

 

 

 

 

걷잡을 수도 없다. 끝도 없다. 예상도 안 된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관광산업의 현실이다. 장소 또는 공간의 이동이라는 관광의 특성상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단지 피해의 수준을 넘어, 관광산업 전반의 몰락으로 치닫는 분위기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의 세계대유행) 선언은 특정 국가의 특정 산업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산업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어 피해 유형과 정도가 다르다. 지금은 피해의 규모뿐만 아니라 회복의 관점 또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먼저 관광관련 산업체의 현 실정을 보고자 한다.

지난 17일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온 1월 2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여행사가 192곳이다. 하루 평균 여행사 2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법적으로 폐업신고를 마친 상태를 말한다. 지난달 주요 여행사의 패키지 송출객 수 증가율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지난달 송출객 수 증가율은 각각 -99.0%, -99.2%를 기록했다. 예약률도 부진하다. 대형 여행사의 이달과 다음달 여행 예약률은 각각 -99.6%, -97.6%이며 6월은 -91.3%로 극히 부진하다. 하늘길, 바닷길이 닫히면서 패키지 상품이 주가 되는 여행사 매출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그동안 예약은 모두 취소되었고, 신규 예약은 꿈도 못 꾸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언제 다시 매출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실질 폐업 상태의 여행사가 대다수다.

항공·공항산업은 직접고용 8만여 명, 연관 종사자가 25만여 명에 달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최근 인천공항의 이용객은 95% 이상 감소해 공항 기능보다는 항공기 주기장(자동차라면 주차장)의 역할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사의 어려움 또한 심각하다. 적자는 미루어 짐작이 필요없다. 일부 저비용 항공사는 운행중단(셧다운) 조처를 내린 가운데 희망퇴직과 정리해고에 돌입하기도 했다. 대형항공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오는 16일부터 10월15일까지 6개월간 70%의 직원들이 순환 유급휴직에 들어가고,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시행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한국호텔업협회는 지난 12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호텔업계가 입은 피해가 3월에만 5천800억 원으로 추산했다. 현재 호텔들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10% 정도, 주말에는 15%를 넘지 못하고 있다. 작년 3월 전국 호텔의 평균 객실 점유율이 70%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대부분 호텔이 개점휴업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급기야 국내 확산이 두 달을 넘긴 지난달 말부터는 5성급 호텔이 휘청이기 시작했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이 5성급 호텔 중 처음으로 지난달 23일부터 객실 영업을 한 달 동안 중단하기로 했고, 이어 파크 하얏트 서울도 6월 8일까지 호텔 전체 시설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

코로나19에 따른 관광산업 피해의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주요 관광산업에 대한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회복시점은 예상할 수 있을까? 최근 한 연구소에서 의미 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일 경우 정부의 소비진작책과 억압수요(pent-up demand) 회복 등으로 내수비중이 높은 유통 등 서비스업의 회복이 가장 먼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항공업 및 관광·숙박업은 코로나 팬데믹 심화로 글로벌 이동제한이 장기화되면서 4분기 이후에나 정상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항공업계의 경우 정부지원 확대여부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부 등이 주요 변수지만, 인수합병(M&A) 등으로 저비용항공사(LCC)의 대형화로 구조재편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관광·숙박업의 경우 팬데믹이 종료되더라도 로컬 관광업자의 폐업으로 인프라 재구축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예상을 할 수도 없다. 전망도 가늠할 수 없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정부와 산업체 간의 혜안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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