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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매력 선보인 공동창작 무대… 새로운 한국음악 선언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新, 시나위’

 

 

 

8명의 예술감독 6개 팀 구성 3개월 동안 협업
17~18일 무관중 생중계… 음악 방향성 제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새로운 도전 성공적

기존 국악관현악 아닌 개개인 창의성 돋보여
다양하고 폭넓은 한국음악의 진수 선봬
안방 관객들 “마음 울리는 공연” 새출발 응원


경기아트센터(사장 이우종)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18일 이틀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2020년 레퍼토리 시즌 두번째 공연 ‘新(신), 시나위’ 무대를 무관중 생중계하며 새로운 음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원일 예술감독을 주축으로 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지난 17일 오후 8시와 18일 오후 4시에 진행된 두번의 ‘新, 시나위’ 공연 무대를 경기아트센터 유튜브 ‘꺅!티비’, 경기아트센터 네이버TV ‘꺅!티비’, 국악방송 유튜브 등을 통해 안방 1열에 모인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무대에 오른 원 감독은 “인사를 하면 관객석에서 박수가 나와야하는데 아직은 예술가들에게 생소한 무관중 생중계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게 됐다”며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고민과 아이디어를 주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달 16일 경기도립국악단에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탈바꿈한 일화를 전하며 “새로운 출발의 항해를 시작하게 됐다. 새로운 도전과 음악의 방향성을 선보일테니 우리의 이름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는 각오를 다졌다.

‘新, 시나위’는 원 감독과 한국음악계를 리드해온 혁신적 뮤지션인 8명의 예술감독(송홍섭, 이원술, 한웅원, 신현필, 박경소, 허윤정, 방준석, 이일우)이 6개 팀을 구성해 3개월동안 협업하며 공동 창작한 무대로 팔색조처럼 다양하고 폭넓은 음악과 동시대를 관통하는 한국음악의 진수를 담아냈다.

특히 시나위는 무속음악에 뿌리를 둔 즉흥 기악합주곡 양식의 전통음악의 한 갈래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기존의 국악관현악이 아닌 개개인의 창의성이 돋보이면서도 현대에 맞는 형태로 꾸며진 공동창작 무대를 통해 새로운 시작을 선언했다.

 

 

 

 

먼저 17일 공연의 첫 무대는 송홍섭 감독이 이끄는 이음소리가 꾸몄다.

두 소절 또는 네 소절의 짧은 구절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연주법 리프(riff)를 적용한 특징적인 무대로 ‘수양산가’와 매우 느린 호흡의 전통가곡 ‘이수대엽’, 대중가요를 연주곡으로 편곡한 ‘골목길’, 가야금 연주자 유숙경의 아이디어로 재해석한 ‘길군악’을 보여줬다.

특히 ‘이수대엽’ 무대에서는 가객 강권순이 만든 구구단 랩핑이 흥미를 이끌었는데 송 감독은 “점잖은 체면에 욕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양반들의 정서를 바탕으로 구구단을 이용했다. 잘 들어보면 2×9 18, 3×6 18이 들린다”고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이원술, 한웅원 감독이 손잡은 시나브로위는 ‘새로운 시나위를 위해, 위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we(우리들)’라는 의미를 가진 팀으로 연주자들이 악기의 특색을 드러내는 것뿐 아니라 서로간의 소통과정을 통해 음악을 표현해냈다.

한 감독은 “최대한 날것으로 서로 만나려고 노력했다. 우리 안에 있는 다른 생각들을 내려놓고 날것의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소통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이 펼친 ‘무위(無爲) 시나위’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객관적 실체를 찾으려는 우리의 모습을 세 개의 파트로 구성했다.

심현경, 함영선의 민요와 가야금, 생황, 단소 등의 선율로 인간이 욕심을 비워내는 모습을 표현하는 등 때론 빠른 장단으로 때론 잔잔한 장단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원 감독은 “아주 뜨거운 용광로에 들어갔다가 중간에 대나무로 마치 소생된 희망을 보여주는 듯 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것이라고 기원하는 행위라고 해석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무대는 준비하는 과정이 행복했으며 돈독했다고 인사한 박경소, 신현필 예술감독이 준비한 장백이 유이문안이 올랐다.

연주자들의 성(性)을 한글자씩 딴 이 팀은 각자의 이야기들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화사한 의상을 입은 단원들은 마치 봄꽃을 수놓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당신의 이야기가 모여 소릿글이 되니 나는 비로소 그대에게 말하네”라며 장구, 가야금, 거문고 등이 한데 어우러져 포근한 분위기의 ‘안아주세요’를 연주했다.

이튿날인 18일에는 허윤정 예술감독의 Do-시나위 팀이 첫번째 순서로 무대를 선보였다. 허 감독은 연습에 나서며 팀 이름을 자기 확신이라는 뜻의 셀프컨피던스(가칭)로 정했다면서 서로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끈끈한 유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What’s Your Name?’ 곡으로 무대를 시작한 이 팀은 따로 또 같이 만들어낸 두 시나위 음악이 소통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는 중의적 뜻이 담겨있다.

더불어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겪었던 창작주체로서의 고민, 혼란, 성취를 담았다.

방준석 예술감독이 진두지휘한 Scrafter 팀은 소리, 시나위를 전문적으로 만들어내는 숙련된 프로연주자임을 뜻한다. 방 감독은 “3개월간의 연습은 신, 시나위의 정의를 찾아가는 여정이었으며 단원들과 자연스럽게 만들어갔다”고 소개했다.

Scrafter 팀은 ‘여정’을 통해 길을 잃은 상황에서 간절함을 놓지 않고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끝으로 록밴드 잠비나이 소속 이일우 예술감독은 단원들과 아직(Azik) 팀을 준비했으며 “관객이 없는 곳에서 무대를 하려고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인류사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하는 느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단원들은 피리, 아쟁, 해금, 거문고 등이 어우러져 가벼운 일상 표현을 즉흥으로 모아 작업한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를 부드러운 색채로 풀어냈다.

이어 자진모리장단의 어두운 분위기 곡 ‘이토록 긴 어둠을 지나’로 정반대되는 음색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6개의 팀을 구성하고 수많은 창작 워크숍을 통해 ‘新, 시나위’를 만들어낸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새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실시간으로 무대를 감상한 관객들은 신명나지만 깊은 곳의 마음을 울리는 공연이라고 호평하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신연경기자 shin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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