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생활에세이]주인의 마음

 

 

 

몇년 전 A읍의 대중목욕탕에서 불이 난 사건을 본적이 있었다. 필자는 그날 화재 현장에서 인생의 생활 장면의 3가지를 확인하였다.

첫째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은 생명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목욕을 하던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옷조차 입을 시간이 없어 무조건 밖으로 뛰어나오고 있었다. 평소에는 백주 대낮에 발가벗고 거리고 나온다는 것은 경범죄 운운을 떠나 부끄러움과 체면 때문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둘째 사건의 중심에 있는 당사자들은 목숨을 건지기 위하여 밖으로 뛰쳐나오는데 일부 구경 군들은 시시덕거리거나 웃으며 대화를 나누면서 구경을 즐기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셋째 119 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불을 끄는데 그 119 대원들과 함께 죽을 듯 살 듯 목숨을 걸고 불을 끄면서 이리저리 물을 뿌리며 뛰어다니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목욕탕 주인이었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 날 ‘주인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목욕탕을 가장 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바로 목욕탕 주인이었다. 속담(俗談)에도 ‘나그네가 마당을 쓸랴’ ‘집 나갈 여자가 밥을 하랴’는 말이 있듯이 집이나 가구나 모든 생활품들을 주인만큼 중요하게 생각을 하고 아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물건을 빌려주면 흠(欠)이 생기기 마련이다. 왜 그럴까? 주인의 마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량대첩을 이룬 주인의 마음

양만춘은 안시성에서 어떻게 화살로 당태종의 눈을 맞추어 그를 물러나게 했던가? 조국을 아끼는 주인의 마음 때문이었다. 25세의 화랑관창은 황산벌에서, 유관순은 18세의 나이로 서대문 교도소에서 왜 죽었으며 성웅 이순신 장군은 어떻게 명량대첩을 이루었을까? 역시 조국은 ‘내가 주인이다.’라고 하는 그 주인의 마음 때문이었다.

안중근 의사(義士)가 하얼빈 역에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대한 독립만세를 불렀던 일도, 윤봉길 의사(義士)가 상해 홍구 공원에서 왜놈 관료들을 살상(殺傷)하고 왜놈 헌병들에게 끌려가면서도 얼굴을 떳떳하게 들고 걸었던 것도, 한용운의 독립운동도 모두가 주인의 마음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찬란한 빛을 발휘할 것

조선말 백성들의 피를 짜내고 살을 뜯어먹었던 일부의 썩어빠진 양반들은 왜 황금에 눈이 어두워 매관매직과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혈안(血眼)이 되었던가? 나라야 망하던 말 던 나만 잘살면 된다는 주인의식의 결여(缺如)때문이었다. 물론 매국노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가정 안에서 식구들끼리 잘 협조하고 같은 향토인 끼리 상부상조 하면서 친목을 도모하는 것도 자신의 가정을, 자신의 향토를 아끼고 가꾸어 가려는 주인의 마음 때문이다. 가정이나 내 향토를 좀 더 넓혀 가면 바로 국가가 된다.

노벨상을 받았던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가 1929년 ‘동아일보’에 기고한 시에서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대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한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찬란한 빛이 되리라!’라고 했듯이 우리 모두 주인의 마음으로 조국을 사랑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찬란한 빛을 발휘하리라는 마음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