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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가스에 전 국민이 떨었던 시절이 있었다. 서민 난방의 주원료인 연탄이 탈 때 배출되는 유독성 가스에 생명을 잃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멀지도 않은 1960∼70년대 일 이다. 연탄가스는 주로 일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다. 불완전 연소로 생기는 가스다. 헤모글로빈에 대한 결합력이 산소보다 엄청나게 높아 흡입하면 사람은 산소부족으로 죽게 된다. 밀페된 공간의 공기 중에 극히 소량만 존재해도 문제가 된다. 나치 독일의 수용소 가스실에서 자주 사용된 것 중 하나도 이 가스다. 전차 또는 트럭 엔진을 공회전 시켜 거기서 나온 일산화탄소 가스로 사람들을 학살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접하는 유독가스는 종류와 독성에 있어서 상상을 초월한다. 넓게는 대기를 오염시켜 지구와 인류를 위협하는 온실가스를 비롯, 화재 등 사고로 인해 유출되는 유독가스까지 주위에 널려 있으면서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그 중 화재시 각종 자재에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는 예측을 불허해 더욱 위험하다. 화재 현장에서 10명 중 6명이 가스에 질식사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특히 자재 중 플라스틱은 치명적이다. 플라스틱 유독가스의 피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을 당했던 지난 2003년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다. 전동차 내부의 내장판, 바닥, 의자 등이 대부분 유독가스를 품어내는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피해를 키웠다. 당시 일산화탄소와 시안화수소(속칭 청산·독일 유태인 학살 때 사용), 아황산가스, 염화수소 등 모두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독가스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동차가 순식간에 거대한 유독가스실로 변한 셈이나 다름없다.

치명적인 것으론 단열재인 우레탄 폼도 못지않다. 화재시 발생 유독가스는 목재의 수십~수백 배나 된다. 또 100g의 우레탄이 탈 때 치명적 독가스인 시안화수소가 420ppm이나 나온 다고 한다. 이 정도면 흡입한 사람이 5분 내에 질식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수치라고 한다. 이번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 대부분 이런 유독가스에 노출돼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들이 당한 고통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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