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창룡문]메이 포비아

코로나19 확산 속에 맞이한 5월. 이런저런 기념일은 변함없이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이것저것 챙길 일도 역시 달라진 것이 없다. 당장 내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여기에 직장이나 학교 동료들의 결혼까지 신경 쓰다 보면 기념일 아닌 날이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가물’한 정신으로 지낼수만 없는 노릇이 우리네 살림살이다. 해서 많은 사람들이 “올핸 작년보다 더 줄여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지지만 그마저 가능하지 않은 서민들은 마음만 탄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천여명을 대상으로 ‘5월 개인 휴가 계획과 예상 경비’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예상 추가 지출액은 ‘평균 4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조사 때(54만원)보다 8만원이 줄었다.

기혼과 미혼을 나눠서 살펴보면 기혼 직장인은 평균 66만원, 미혼 직장인은 평균 38만원으로 기혼 직장인의 예상 지출이 미혼에 비해 약 1.7배 높게 나타났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념일은 어버이날이다. 예상 경비가 평균 28만원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총 예상 경비의 약 6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 외에 어린이날은 평균 8만원, 부부(성년)의 날은 평균 6만원, 스승의 날은 평균 4만원으로 나타났다. 예상 경비로 보았을 때 직장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념일은 역시 어버이날인 것으로 보여진다.

사정은 이러하지만 계절은 푸르름을 더해가고 초여름으로 치닫는 시간의 변화는 빠르다 못해 야속함이 느껴질 정도로 속절없다. 그래서 영랑의 시 ‘오월’ 도 이맘때면 세태와 관계없이 늘 애창된다.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千)이랑 만(萬)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엽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5월을 ‘메이포비아’라 부른다. 그래도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아무리 긴 터널도 끝이 있기 마련이라 하지 않았던가.

/정준성 주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