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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眞誠愛칼럼]새로운 환경운동 전환점, 에코페미니즘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 사회적이거나 생활적 거리두기로 비접촉의 문화가 보편화되고 다중의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곳의 출입이 선차적으로 통제되면서 모든 일상이 온라인화 되는 경향을 보였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대학가는 1학기 거의 전체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서 일상의 많은 변화를 일어나고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점은 삶의 질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쉼 없이 달려왔는가. 바쁘다는 핑계로 주변에 소홀해 왔다. 자기를 둘러싼 상황에도 그랬거니와 자신의 몸, 더 나아가 자연의 모든 것에조차 인색하기 그지없었다. 애써 달려간다고 우리 생활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는가. 다소 풍요롭고 편리해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참된 여유와 만족감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더욱이 새로운 바이로스 출현으로 인간은 오히려 대외적인 요인들에 더 위태로운 사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대자연에 대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태적이면서도 여성적인 관점, 곧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에코페미니즘은 잘 알다시피 생태학(ecology)과 여성주의(feminism)의 합성어로 여성해방과 자연해방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론이면서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생태학은 이미 1970년대부터 일부 학자나 문화운동가로부터 심심찮게 나오기 시작하다가 1990년대 중반이후 급격하게 몰아닥친 환경문제의 오염과 더불어 사회이슈화가 되기 시작했다. 마침 이 시기가 문민정부의 출현과 맞아떨어지게 되고 여성성의 문제가 새롭게 한 부면을 장식하게 되면서 생태학과 여성학의 두 측면을 아우르는 운동사적인 차원을 가지게 되었다. 본래 생태와 여성은 두 가지의 유사성, 하나는 치유성 다른 하나는 생명성으로 인해 자연스레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급속도로 우리 문화 일면을 심도 있게 파고들었다고 볼 수 있다.

에코페미니즘은 인간과 자연, 남성과 여성, 기표와 기의의 이분법적 사고를 배격한다. 모든 것이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단순적 지배논리로 획일화되어 있는 논리에 의미 있는 반성을 요구한다. 기존 환경 운동과 여성 운동이 단순히 환경보호라는 구호에 집착하거나 단속과 법제 등에 의존해 오거나 지나치게 남녀의 대결 구도 속에서 진행돼 왔다고 지적하면서 남성과 인간문명을 타도 대상이 아닌 남성과 여성, 자연과 인간문명은 처음부터 하나였다고 보고, 어울림과 균형을 통해 생명체의 통합을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요컨대 에코페미니즘은 인간과 자연, 남성과 여성, 인간과 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전환을 요구한다.

이원론, 가치 차등주의, 도구주의 등을 극복한 세계, 곧 상보적·상생적 관계가 우선인 세계를 추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상보적·상생적 관계에 접할 때 세계는 비로소 평화로워진다. 대결이 아니라 화해와 상생이 시작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무렇지 않은 그러한 불편의 한 징후에 불과할 뿐 결코 두려운 존재가 되지 않으리란 확신도 그런 바탕 위에 가능해지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에코페미니즘은 21세기 거대 담론이며 새로운 환경운동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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