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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삼성, 윤리·책임 경영 기업으로 거듭나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리기도 했다”며 “이는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반성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 2월 공식 출범했다. 노동법 전문가인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고 법조계와 학계, 시민사회 등의 외부인사를 중심으로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불공정 거래나 부정 청탁, 수상한 후원 등 통상적 분야에 그치지 않고 노조 문제와 경영권 승계 문제의 법 위반 여부까지 성역 없이 감시하는 역할을 맡아오고 있다. 삼성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파수꾼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 3월 11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총수인 이 부회장이 반성·사과하라고 권고했으며 이 부회장이 직접 삼성의 ‘무노조 경영’포기를 표명하라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주문에 따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도 부족함 있었고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며 “이 모든 것은 저의 잘못”이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서도 “이젠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 지탄을 받을 일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그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노사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동안 삼성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하는 것은 2015년 6월 메르스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사과한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사실 준법감시 위원회는 출범당시 만해도 과연 삼성의 준법경영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사람도 많았다. 삼성이 진정성을 갖고 협조하지 않으면 위원회는 허울 좋은 대외 홍보용 창구에 그칠 뿐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이번 사과로 감시위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어도 좋을 듯 싶다.

감시를 받는 삼성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 기업이다. 이번 사과를 계기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윤리·책임 경영을 제대로 하길 바란다. 또 겉모습뿐만 아니라 경영행태까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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