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와 수원여객·스타모빌리티·재향군회상조회 횡령 사건이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검거 뒤 수사가 이어지면서 진상이 서서히 풀려가고 있다.

김 회장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잠적했다.

김 회장은 도주 중 올초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꼽히면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수원여객은 2018년 한 사모펀드 운용사에 인수됐는데 이 회사는 수원여객 인수자금을 라임 측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파악됐고, 김 회장이 이 회사와 라임을 연결시켜 준 것으로 전해진다.

라임 측은 수원여객 인수자금을 빌려주는 대신 자신들이 지목한 A씨를 경영진으로 고용할 것을 요구, 당시 수원여객 전무이사 자리에 A씨가 앉게 됐다.

이후 A씨와 김 회장은 수원여객 회삿돈을 빼돌렸다가 일부를 되돌려놔 실제 사라진 돈의 액수는 155억원이다.

범행 후 달아난 A씨는 현재까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도피 행각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수원여객에서 빼돌린 돈으로 기계장비 회사인 인터불스를 인수해 지난해 7월 사명을 현재의 스타모빌리티로 바꿨고, 이후 스타모빌리티 자금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자금이 또 재향군회상조회 인수에 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김 회장은 인수한 재향군인회상조회의 300억원대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그리고 김 회장이 빼내 숨겨놓은 고객 예탁금 가운데 일부로 추정되는 현금다발이 최근 발견됐다.

경찰은 김 회장 체포 당시 5억3천만원을 발견해 압수하고, 구속 수사 도중 서울의 한 물품보관소에 가명으로 대형 개인금고를 보관 중인 사실을 확인해 금고를 열었더니 여행용 가방 3개에 총 55억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검찰은 현재 돈의 출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며, 송치된 수원여객 사건을 마무리한 뒤 라임 사태 등에 대해 본격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 회장을 송치했지만 A씨가 도주 중이어서 수원여객 사건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A씨를 최대한 빨리 붙잡아 보강 수사를 통해 전말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