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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인간과 동물

‘18세기의 방’ 저자 문희경은 애완견에 대한 소고(小考)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18세기 유럽 여성들의 초상화를 보면 온통 애완동물 천지다. 특히 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대부분 소형견이다. 이들 소형견은 무릎 위에서 노는 개라는 의미에서 ‘랩도그(lapdog)’라고 불렸다. 또 주인의 품에 안겨 있는, 즉 오락용 애완견이었으며 따라서 ‘쓸모없는’ 장난감으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많은 소형견들은 ‘토이 도그(toy dogs)’로 분류된다. 그림 속에는 숨겨져 있는 다른 뜻도 있다. 여성과 애완견을 하나로 묶은, 부정적인 이미지다.”

요즘은 장난감 차원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됐다. 개 뿐만이 아니라 많은 동물들이 인간과 특수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아울러 서로 소통하고 감정적으로 교류하여 친구가 될 수 있는 ‘반려동물’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형성되었다. 그리고 동물도 지능과 감정이 있고, 또 고통을 겪는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래서 동물에 대한 사랑도 유별나게 진행된다. 수많은 개와 고양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글과 애완동물의 묘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인식은 사회가 고도로 발달되고 물질이 풍요로워지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항상 천성 그대로며 순수한 동물의 세계를 통해 인간 본연의 성정(性情), 즉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지니고 있는 본성을 되찾으려는 욕구가 강해져서다. 동물 행동학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K.로렌츠는 이같은 인간의 욕구는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며 동물은 사람의 장난감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의미하는 것 이라 말한다.

하지만 인간과 반려동물간 영원히 함께 하지 못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사랑이 식거나 늙어가는 이유등 원인도 가지가지다. 때문에 버림받는 신세로 전락하는게 반려동물의 삶이기도 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해 버려지거나 길을 잃어 보호시설에 들어간 반려동물이 13만5천791마리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만4천714마리(12%)늘어난 숫자로 대부분이 개(75.4%)였고, 고양이가 23.5%를 차지했다. 인간 삶의 황폐함과 소외감 해소에 기여한 대가치곤 너무 혹독한 것 아닌가./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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