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와 차세대 배터리를 생산을 주도한 삼성의 수장이 전기차 산업육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만나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삼성그룹에서는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사장 등이 함께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1회 충전 주행거리 800㎞, 1천회 이상 배터리 재충전이 가능한 전고체전지 혁신기술을 발표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배터리로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대용량을 구현하고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국내 재계 1,2위 그룹을 이끄는 두 총수가 사업 목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재계 총수 모임 등에 자리를 함께한 적은 있으나 공개적인 단독 회동은 없었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현대차와 삼성 간 전기차 배터리 협업이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를 삼성SDI에서 구매하지 않았다.

현재 현대차 전동화 모델에는 LG화학 배터리를, 기아차 전동화 차량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주로 사용한다.

내년 초 양산하는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 1차 공급사로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 5년 간 전기차 약 50만대에 공급되며 10조원 규모다.

현대기아차는 순수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를 3차례 추가 발주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Rimac)’에 투자, 9월에는 유럽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 전문 업체인 ‘아이오니티 (IONITY)’와 제휴하는 등 성능 향상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외부와도 협력해왔다.

업계에서는 두 사람의 회동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과 관련이 있다고 관측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한국판 뉴딜’로 바이오헬스, 시스템반도체와 함께 전기차를 꼽으며 강력히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 차 44종을 운영하고, 그중 23종을 전기차 전용 모델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미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에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판매를 각각 56만대와 11만대로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 기아차는 2025년에 전차급에 걸쳐서 전기차 11종을 갖춰 2026년에 전기차 50만대, 친환경 차 10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편지수기자 p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