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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이고… 움직이고… 우리네 희망품은 도돌이표 같은 삶

백남준아트센터 7월19일까지
쥐들에게 희망을 등 무료 공개
첫 프로젝트 주사위게임展 개최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관장 김성은)는 백남준의 실험적인 예술정신을 공유하는 신진작가들을 소개하고 동시대 미디어 아트의 동향을 살펴보는 ‘2020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백남준아트센터에 따르면 ‘랜덤 액세스’라는 프로젝트의 명칭은 백남준이 자신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1963)에서 선보였던 동명의 작품에서 비롯했다.

‘랜덤 액세스’는 오디오 카세트의 테이프를 케이스 밖으로 꺼내 벽에 임의로 붙이고, 관객이 마그네틱 헤드를 자유롭게 움직여 소리를 만들어내게 했던 작품이다.

이를 통해 찾을 수 있는 즉흥성, 비결정성, 상호작용, 참여 등을 키워드로,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는 지난 2년간 여섯 명(팀)의 아티스트를 선정하여 소개했다. 2020년에는 오주영, 신승렬, 함혜경 세 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그중 올해 첫 번째 프로젝트로 과학적 탐구의 의미를 다루는 오 작가의 ‘주사위 게임’ 전시가 개최된다.

‘주사위 게임 Dice Game’ 전시는 19일부터 오는 7월 19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 야외 이음-공간에서 진행되며, ‘쥐들에게 희망을(Hope for the Rats)’과 ‘버스마크: 작품의 디지털 대리물을 감상하는 인공 감상자’ 두 작품을 무료로 공개한다.

‘쥐들에게 희망을’은 연구자 P가 겪은 실패의 기록과 비디오 게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과학적 진실들이 딛고 서 있는 불완전한 근간을 상기하게 된다.

 

 

또 ‘버스마크: 작품의 디지털 대리물을 감상하는 인공 감상자’는 동명의 단편소설에서 ‘모반(birthmark)’이 상징하는 것과 같이, 과학적 방법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간의 영역이 있음을 암시한다.

오주영은 작가이자 연구자인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적 진리들이 딛고 서 있는 기반이 우리의 기대만큼 단단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오 작가는 “과학자의 연구와 실험은 목표하는 결론에 가까이 가기 위해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확률적 모험에 가깝다”라며 “이는 마치 가슴에 희망을 품고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주사위 게임과도 같은 것이다”라고 소개한다.

의도와 관계없이 때때로 주사위는 기울어진 바닥에 던져지며, 그 경우 우리는 오직 잘못된 결과물만을 손에 쥐게 된다. 오 작가는 이처럼 ‘과학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리게 되는 것들에 주목하며, 과학적 진리가 가지는 압도적 위상에 의문을 제기한다.

/신연경기자 shin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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