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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신문과 민주주의

서구사회에서 근대 신문은 절대왕정과 대립하고 신흥 부르주아 계급을 대변하면서 시민혁명에 앞장선 자랑스러운 역사를 구축해 왔다. 존 밀턴은 1644년 <아레오파기티카>에서 진리와 허위가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대결할 때 진리가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며 영국정부의 검열에 반대했다. 언론의 자유주의 이론의 뼈대가 된 기념비적 논문이다.

17~18세기 카페나 살롱이라는 공간에서 시민사회의 토의내용이 신문을 매개로 의회를 통해 입법화되고, 정부정책 집행으로 선 순환했다고 커뮤니케이션 학자 유르겐 하버마스는 분석하고 이 시대를 ‘공론장’이 제 역할을 한 시기로 정리했다. 유럽언론은 프랑스혁명을 잉태했고, 미국 신문은 독립운동의 전위에 섰다.

우리나라도 개화기 서재필의 독립신문을 필두로 근대국가 건설을 위한 중심에 있었고, 일제강점기에도 민족계몽운동 역할을 담당했으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도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언론인은 지사(志士)로서 국민을 계몽하는 훈민적(訓民的)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21세기 신문은 정보화기술의 혁신에 따른 경쟁 매체 영향력이 줄어드는 동시에, 생존과정에서 발생한 상업화 문제를 안게 되었다. 신문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함께 이에 걸 맞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기에 이르렀다. 이제 미디어 시장은 플랫폼과 콘텐츠가 함께 발전하는 ‘공진화’(共進化)와 기술이나 장르간 융합의 시대를 맞았다. 인터넷 공간을 타고 팩트 체크 할 수 없는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미디어 산업과 저널리즘의 위기는 곧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진다. 권력과 대자본의 질주 속에 ‘시민없는 민주주의’는 표류할 수 있다.

경기신문은 정보화 시대에 조응하고 지방자치 발전과 민주주의 신장에 기여하기 위하여 새 출발의 돛을 올렸다. 시민의 입장에서 권력의 감사자로서 언론 본연의 임무와 건강한 여론형성에 기여하고 더 나은 공동체 구성을 위한 논조를 지켜갈 것을 약속드린다. 저널리즘 정신의 회복은 우리가 피땀으로 가꾸어온 민주주의 체제를 발전시키는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다.

/심흥식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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