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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개혁 아이콘 채제공

실학박물관·수원화성박물관 기획전 ‘정조대의 명재상 채제공과 실학’
실학박물관 8월 23일·수원화성박물관 9월 3일부터 전시
‘번상행록’ 최초 공개

 

실학박물관(관장 김태희)과 수원화성박물관(관장 한동민)이 2020년 공동기획전으로 ‘정조대의 명재상 채제공과 실학’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일부터 오는 8월 23일까지 실학박물관에서 진행한 뒤 9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에서 마무리된다.

특별전시의 구성은 크게 4부로 구성했다.

1부는 채제공의 출신배경과 정조년간 재상으로서의 행적이 중심이다.

서울·경기지역 명가(名家)의 후예로 그가 18세기 남인세력의 영수로 부상할 수 있는 배경을 전시로 풀었다.1788년(정조12) 임금이 친히 어필로 우의정에 임명하는 ‘비망기’를 비롯해 재상으로 재임하면서 올렸던 상소들을 통해 채제공의 정치적 생애를 조망했다.훌륭한 군주에게 훌륭한 신하가 있듯, 18세기 문화 중흥을 이끈 탕평군주 정조를 보필한 명재상 채제공의 위상을 드러내고자 했다.

2부는 실학과 채제공의 학문적 관련성에 주목했다. 채제공은 국가개혁을 위해 반계 유형원의 학문을 계승했고, 성호 이익의 학문을 후배학자들에게 권면했다.

또한 채제공은 열린 시각으로 서양의 학문을 실용적 차원에서 활용을 생각했다.

그가 북돋아주었던 실학자 정약용의 ‘죽란시사’ 관련 유물과 이가환의 ‘금대전책’에서 채제공과 실학자와의 교유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정약용 등은 채제공이 죽은 이후 직접 ‘번암고’라는 문집 편찬에 참여하기도 했다.

3부는 시대 변화를 읽은 뛰어난 관료로서 채제공의 활동을 다뤘다.

그의 대표적인 공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신해통공(辛亥通共)’은 육의전(六矣廛) 등이 점유한 특권적 상업 독점권을 폐지하는 조치였다.채제공은 이미 몇차례 발의됐으나 실패를 거듭했던 통공책을 실현했고, 영세소민들의 삶을 보호해 줬다.

서울에서 상업 활성화에 기여한 신해통공의 단행은 영상작품 ‘신해통공-상생의 씨앗’으로 연출된다.다음으로 채제공이 처음부터 총괄했던 신도시 수원 화성의 건설은 정조 시대에서 최대 국책사업이었다.

여러 실학자들의 학문적 성과를 충실히 반영하며 진행한 이 사업의 전모를 이번 전시에 연출해 보았다.12폭의 ‘수원화성도’ 병풍을 통해 상업물류의 중심으로 부상했던 조선 최고의 신도시를 관람객들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4부는 ‘채제공, 그림과 기록으로 남다’라는 섹션으로 보물로 지정된 채제공 초상과 그가 죽은 후 곡절 끝에 이루어진 ‘번암문집’의 간행과정을 전시로 연출했다.특히 채제공의 행적을 기록한 한글필사본 ‘번상행록’은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유물로 가치가 높다.

이처럼 조선후기 개혁의 실천에서 채제공은 위상은 뚜렷했다.그는 열린 시각으로 세상을 이해했고, 소외받던 영세민과 지방민을 포용했으며 변화를 바라는 시대적 요구를 정책으로 추진했다.그로 인해 재야 실학의 학문적 성과는 실현의 기회를 얻었다.오늘날 박물관과 학계는 실학적 견지에서 실질적 성과를 이룬 역사적 인물을 ‘관인 학자’로 주목하고 있다.지나친 명분론과 헛된 이념의 시대를 반성하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의 시대가 그런 인물을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다.

/정민수기자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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