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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경영]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리먼브라더스 사태

 

 

 

언제든지 위기는 다른 얼굴을 하고 찾아올 수 있다고 했던가.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급성 심장병이 한국 경제에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사회의 삶의 방식이 큰 변화를 겪으면서 경제 및 금융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부정적인 경제 전망 속에서,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무엇을 대비해야만 하는가. 필자는 이런 복잡한 판을 읽는 열쇠로 역사와 이론이란 두개의 도구를 제시한다. 역사적 사실을 복기함으로써 현재에 대한 통찰을 얻고 이론적 틀을 통해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 방향을 설정하는 게 가능하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 경제위기를 과거의 IMF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 분석하는 이유일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주된 관심사는 바이러스 예방 및 치료와 함께, 심각한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위기 이전부터 한국경제 체력은 쇠약해진 상태였으므로 위기의 충격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회복기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제상황을 이해하는 열쇠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2000년 초 IT버블이 꺼지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되고, 경기침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미국정부는 시장에 돈을 풀기 시작한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미국의 중앙은행 개념)가 금리를 인하하자, 유동자금은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었고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다.

당시 글로벌 경제는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한 상승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기 시작했고, 은행들도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었다. 미국의 은행은 신용에 따라 프라임(Prime, 1등급), 알트-에이(2등급), 서브프라임(Subprime, 3등급) 단계로 구분한다. 서브프라임 등급은 부실등급이다. 하지만 부동산만 지금처럼 올라주면 부실등급도 문제없이 대출금을 갚을 것이라는 판단에, 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등급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라는 상품의 대출을 해주게 된다.

그렇게 낮은 신용등급을 가진 사람들이 대출을 받기 시작하면서 많은 양의 부실 담보들이 부동산 시장에 만연해졌다. 게다가 은행들은 채무자로부터 부동산 대출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다른 투자자들에게 팔고, 그 돈으로 다시 부동산 담보 대출을 해주며 돈을 벌었다. 파생상품에서 또 다른 파생상품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은행들이 지속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의 꾸준한 상승이 뒷받침 되어야 했다.

부동산에 거품이 끼고 있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연준 이사회 의장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움직임은 줄어들고 매도하려는 움직임은 늘어났다.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났으니 자연스럽게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서브프라임 등급의 채무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신용도가 낮아서 우량등급보다 높은 대출이자율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집값이 크게 올라야 했다. 그런데 이제 시세차익을 노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수많은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집값은 폭락했고,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은 채무자들이 파산신청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부실등급이던 서브프라임 등급은 거의 전멸 수준이었다.

이들이 채무불이행을 하게 되면서, 엄청난 파생상품을 보유 중이던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는 157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2008년 9월 15일 뉴욕남부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하게 된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에 이어 미국의 4대 투자은행으로 불렸지만 한순간에 거품이 꺼지며 사라진 것이다.

이유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파생상품에서 비롯된 손실을 합한 6천130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 돈 약 660조원의 엄청난 금액이었다.

리먼 브라더스에 돈을 맡긴 개인들과 다른 투자은행들도 연달아 무너지기 시작했다. 경제의 중심이었던 미국이 무너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몰고 왔다. 그렇게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2008년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았고, 10여 년에 걸친 세계 경제의 장기 부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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