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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개원 앞둔 제21대 국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의 앞 글자인 정(政)을 파자(破字)하면 손으로 무엇인가를 잡고 상대를 때리는 글자요소가 담겨져 있다. 그래서인지 대게 정치는 늘 시끄럽다. 고요가 단순함에서 발현된다면 정치는 복잡함의 소산이기에 그렇다. 정치는 맞섬이고 다툼이고 물어뜯음이다. 정치는 연못처럼 고요를 모른다. 정치가 있는 곳이 늘 시끄러운 것은 정치가 애초부터 상대방 사랑을 배제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까닭이다. 이념이 틀리고 정강정책이 다른 탓도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또한 정치가 고요를 싫어하는 이유다. 정치란 ‘고요에서 달아나기’고 차라리 ‘고요를 집어삼킴’이다. 사람은 고요 속에서 사고(思考)를 하며 바뀐다. 그래서 고요는 내적혁명의 단초다. 고요 속에서 우리는 부단히 묻고 절망 속에 꿈꾸면서 변모되어간다. 정치인이라면 궤변에 가까운 말솜씨를 부릴 수 있어야 국회의원 노릇을 해먹는 것일까. 등원도 하지 않은 당선인 신분으로 최근 불거진 이슈에 대해 한쪽으로 치우친 논평을 해 실망스럽다. 제대로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이 없으면 권력자는 언제나 자기가 잘하는 줄 안다. 세간의 여론과 국민정서를 정확히 읽고 쓴소리를 하는 국회의원이 많아야 희망이 있다. 자신은 영원히 잘못이 없다고 믿는 것이 권력자의 속성이다. 누구고 쓴소리를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귀에 거슬리는 충고를 올바로 하는 21대 국회의원이 돼야한다.

지난 국회는 많은 오점을 남겼다. 국회 본연의 일보다는 싸움의 연속이었다.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세상에는 본래 양시양비(兩是兩非)가 있다. 두 당파가 국가의 기본을 생각하지 않고 싸우다가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그것은 양쪽 모두의 비(非)가 된다. 양쪽이 손을 잡으면 양쪽 모두 시(是)가 된다. 시비를 논하기보다는 먼저 화합해야 한다.” 일찍이 율곡 이이도 이렇게 호소했다. 하지만 당시 양쪽 모두가 이 호소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결국 국난을 불러와 왜병들의 분탕질로 초토화되었다. 20대 국회에선 똑같은 현상이 벌어져 국민들의 실망이 자못 컸다. 협치 하는 국회가 되기 바란다. 오는 30일부터 임기가 개시되는 제21대 국회에 걸 수밖에 없다. 코앞에 닥쳐있는 코로나와의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 전시(戰時)국회와 마찬가지다. 국회가 맞이한 전선은 바이러스라는 적과 대치하면서 국민들의 위태로운 삶을 막아 줘야할 책무가 있다. 먹고 사는 일이 최우선이다. 국민의 일상적인 삶은 물론 잠재의식에까지 바이러스가 파고들었다. 국가의 근간인 경제는 뿌리부터 흔들렸다. 다양한 국내외 정책과 입법 활동으로 국민들의 일상을 회복시켜야 한다. 근본적인 존속을 위한 보다 더 도출된 시급한 문제들을 풀어가는 데 역량을 쏟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들추어볼 과거의 모법답안도 없다. 이제껏 우리 인류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기에 그렇다. 과거처럼 여야 간에 볼썽사나운 싸움을 할 시간이 없다. 그만큼 시급하다. 시선을 오로지 국민에게만 두기 바란다. 국민이 주시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한국은 보건 측면에서 코로나 위협을 빨리 이겨내고 있다. 의료진과 자원봉사들이 국민을 위해 헌신했다. 국민들도 불편을 감수하면서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켰다. 이젠 경제 살리기다. 올해 1분기 한국경제는 -1.4%로 뒷걸음쳤다. 2분기도 암울하다는 전망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에 47만6천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일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쉬는 휴직자까지 합치면 무려 16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코로나로 세계 여러 나라가 문을 닫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경제가 아닌가. 수출이 20% 감소했다. 우리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는 반 토막이 났다. 최근 위기의식을 느껴 정부주도로 모처럼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반갑고 다행이다. 정세균 총리도 첫 회의에서 “시선을 두어야 할 곳은 조직내부가 아니고 오로지 국민”이라고 했다. 노측도 조합원의 이익도 나라경제가 무너지면 나올 수가 없다. 코로나에 국민들이 양보와 배려의 시민의식으로 대처했듯이 이번 경제위기도 똘똘 뭉쳐 넘겨야 한다. 초선의원이 많이 진출한 제21대 국회다. 창의적인 생각과 의욕을 갖고 이를 뒷받침하는데 주도면밀하게 나서길 바란다. 자신을 뽑아준 지역구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삶을 살피고 경제를 살려야 하는 것 이상 중요한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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