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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경쟁력키우기]‘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

 

 

 

장 도미니크 보비. 그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성잡지 엘르(Elle)의 편집장으로 준수한 외모와 화술로 프랑스 사교계를 풍미했다. 그러던 그가 1995년 12월 초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그의 나이 43세였다. 3주후 그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전신이 마비된 상태였다. 말을 할 수도 글을 쓸 수도 없었다. 오직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었다. 얼마 후 그는 눈 깜빡임 신호로 알파벳을 연결시켜 글을 썼다. 때로는 한 문장 쓰는데 꼬박 하룻밤을 새야했다. 그런 식으로 대필자에게 20만번 이상 눈을 깜박여 15개월 만에 쓴 책이 ‘잠수종과 나비’(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다. 책 출간 8일 후 그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

그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고이다 못해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불평과 원망은 행복에 겨운 자의 사치스런 신음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의 복을 의식하지 못한 채 ‘툴툴거리며 일어났던 많은 아침들’을 생각하며 죄스러움을 금할 길 없었다. 그는 잠수종 속에 갇힌 신세가 되었지만 마음은 훨훨 나는 나비를 상상하며 삶을 긍정했다. 비탄과 원망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대신 감사를 통해 극한의 고통을 감수하며 삶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나는 크리스천으로서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말씀을 좋아한다.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감사하는 것은 당연하고,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은 좋은 일에만 감사할 것이 아니라, 궂은 일, 불행과 슬픔을 만나도 감사하라는 말이다. 그것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일지라도 감사하라는 말이다.

나는 감사의 위력을 실감한 적이 있다. 동생의 사업부도로 재산상의 큰 손실을 당했을 때,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했을 때 나는 낙심하고 좌절했다. 그때도 이론적으로는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범사에, 어떤 경우에도 감사하라는 말은 당시 내 감정상태와는 동떨어진 구절이었다. 불평하고, 분노하고, 원망해야 할 상황에서 어떻게 감사할 수 있단 말인가. 당연히 그 감사는 가식이고 위선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의지적으로 감사하기에 노력했다. 억지로 ‘감사합니다’를 속으로 되 뇌였다. 과연 감사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었다. 감사요법으로 나는 낙심과 좌절로부터 비교적 빨리 벗어나 평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불만스러운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감사할 때 비로소 문제들이 풀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감사란 말은 그것 자체로 능력을 지닌다. 감사는 마음의 분노를 다스리고, 마음의 격동을 진정시킨다. 우리의 마음과 행복을 지키는 강력한 무기다.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은 내면의 미를 지닌 매력 있는 사람이다. 영국의 청교도 신학자 매튜 헨리는 ‘감사라는 보석을 지닌 사람은 누더기를 걸치고 있어도 행복하다’고 했다.

흔히들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강조한다. 성공과 행복의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회복탄력성’(김주환 저)에 따르면 감사하는 마음이야 말로 긍정심리학이 지향하는 최선의 마음상태다. 감사하는 마음은 편안한 휴식이나 심지어 수면상태에 있을 때보다도 심장박동수의 변화주기를 더욱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의 마음과 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것은 긴장을 푸는 명상이나, 기분 좋은 일을 생각하는 것보다도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내가 체험한 바로도 감사야 말로 가장 긍정적인 사고방식이고, 가장 적극적인 삶의 태도다. 그것 자체로 용기이고, 실천으로 이끄는 활력이다. 우리 앞에 놓인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현실적인 무기다. 감사는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감사의 비밀을 깨닫고, 감사의 능력을 체득하고, 감사의 습관을 들여야 한다. 감사야 말로 마음근육을 강화시키고, 멘탈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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