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물과사람]인천 붉은 수돗물 1년을 맞이하여

 

 

 

수돗물은 상수도에서 나온 물을 말하는데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 중의 하나이다. 영국의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따르면, “위생적인 수돗물의 공급은 1840년 이래로 가장 중요한 의학적 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 역시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한다. 안전한 식수와 개인 위생 향상을 통해 질병의 위험을 9.1% 낮출 수 있으며, 6.3%의 죽음을 예방할 수 있다. 수돗물은 위생적인 물을 효율적으로 시민들에게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물은 부피가 커서 대량으로 운송하기도 어렵고, 보관하기도 어려웠는데, 수도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 즉 과거 일일이 물을 길어 나르거나 하나하나의 통에 담아 운반할 수밖에 없었던 물을, 인간의 생활공간 한가운데로 흐르게 한 것이 수도이다.

작년 5월 30일 인천 서구지역에서 최초로 붉은 수돗물 사고가 발생한지 1년을 앞두고 있다. 기억을 뒤돌리는 것이 아플수도 있지만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는 당초 풍남취수장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점검으로 인한 시설물 가동중지에 따라 수계전환을 통해 대체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공촌정수장 공급구역인 서구, 영종, 강화지역 26만 세대 63만 명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지역 상하수도요금 270억원 감면과 생수구입비, 저수조청소비, 필터 교체 등 직접보상비 67억원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졌다.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는, 운영자의 운영 잘못이 직접적인 원인이기는 하였지만, 수돗물을 공급하는 각종 시설과 관망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와 아울러, 관계규정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제도상의 문제와 상수도사업본부에 우수한 인력의 부족과 시민들과의 소통 부족 등 복합적인 문제가 아우려져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사고는 인천에서 발생했지만 물은 복지권의 중요한 대상이며 좋은 수돗물을 공급받고자 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면 정부와 정치권에서 귀 기울였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다.

과거 1989년 ‘수돗물 중금속 오염파동’,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1994년 ‘낙동강 정수장 악취 문제’, 2004년 ‘미군기지 다이옥신 검출사건’(2004년), 2012년 ‘구미 정수장 물고기 폐사 사건’ 등을 비롯해 최근 아니라 대구의 수돗물에서 발생한 과불화화합물 검출 사건, 서울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건, 광주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건, 충남 지방상수원 정수장에서 발생한 우라늄 은폐사건 등 국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과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세계 7위에 오를만큼 우수한 우리나라 수돗물은 2017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중 수돗물을 직접 먹는 사람은 7.2%에 불과하다고 한다. 정수기 물(34.3%), 생수(13.1%), 지하수, 우물물, 약수 등(3.2%)가 그 뒤를 이었다.

인천시민들의 큰 혼란과 불편을 겪었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수돗물에 대한 관심과 정책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환경부는 4대 전략 10개 중점 추진과제로 수돗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고 인천시는 신뢰회복을 위한 시민서비스 강화 및 시민참여 확대를 위해 인천시민들로 수돗물 시민평가단 및 대학생 서포터즈를 구성하여 수돗물 모니터링에 직접 참여하게 하였다. 또한 현재 10명의 위원에서 시민과 언론을 포함한 15명의 위원으로 확대하고 수질검사 결과를 91개 항목으로 확대하여 검사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수돗물평가위원회를 강화하고 수돗물 문제는 시민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므로 지역 맘카페 등 커뮤니티와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전국 최초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 시민들이 상수도 행정의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토록 하는 인천 건강한 수돗물 만들기 위원회 조례가 의회를 통과함으로서 거버넌스에 의한 상수도 행정을 실현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핵심은 수돗물과 수도 행정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있다. 투명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책임성 있게 구현하는 수도행정을 펼칠 때 만이 떨어진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 한번 떨어진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돗물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이 1순위가 되어야 한다. 소통은 해도 해도 어렵고 힘들지만 그래도 함께 노력할 때 인천시와 시민이 서로의 신뢰에 기반을 둔 선진화된 물관리 선도도시를 인천이 만들 수 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