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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남은 거리 0.07㎞ → 70m

등산로에서 700m 남았다는 안내판을 분명히 확인했는데 평지보다 산에서는 더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 등산객들은 등산로 거리안내가 정확한가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다. 전문가 말씀이 산에서의 거리는 지상에서와 마찬가지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거리란다. 그러니 가파른 산등성이를 오르고 내려가는 것은 온전히 등산객이 감당할 몫인 것이다. 흔히 말하는 ‘걸어서 5분’은 지나친 주관적 표현이다. 남녀노소에게 차이가 있을 것인데 우리는 통상 자신의 기준으로 설명하게 된다. 등산길도 마찬가지로 본인에게는 멀고 남들에게는 가깝다. 정상이 얼마나 남았나 물으면 다녀온 등산객들은 ‘거의 다 왔다’고 답한다. 하지만 올라가는 등산객에게 정상은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나라 등산로 거리표기 방식은 다양하다. 시군청에 따라 목표지점까지 남은 거리100m, 2㎞, 0.7㎞, 0.1㎞, 800m, 0.01㎞ 등 각양각색이다.

10㎞를 10,000m라고 쓰면 가늠이 어렵다. 초등학생 시절100m 달리기를 했다. 0.1㎞ 달리기가 아니었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짧은 거리는 m표기에 익숙하다. 그래서 거리표기 방식은 자동차 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의 법칙에 따랐으면 한다.

자동차가 출발하면 남은 거리와 도착 예상시각을 알려준다. 우회전 2㎞전이라 알려주다가 인근에 가면 900m우회전이라 설명한다. 이것이 정답이다. 신경 많이 쓰는 운전자에게 0.8㎞ 남았다고 하지 않고 800m전방이라 설명하는 네비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표현이다. 바쁜 운전자가 0.8㎞= 800m라는 계산을 하지 않고 곧바로 800m전방이라 정보를 알려주니 자연스럽게 우회전을 준비한다.

그러니 등산로에서도 1㎞ 미만의 거리는 700m, 300m로 표기해 주기 바란다. 50m를 0.05㎞라 표기하면 혼란스럽고 9m를 0.009㎞라 표기해서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등산로 안내판을 제작하는 회사 공장장님과 설계를 심의하고 공사를 발주하시는 시군청 주무관님, 팀장님들께 “남은 거리가 0.6㎞가 아니라 600m로 적어달라” 간절히 호소 드린다.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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