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회 상임위원회·상설 특별위원회 위원장직 18개를 모두 차지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국회가 청와대의 거수기였던 유신 시대, 5공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지도부 일각에서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갈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원 구성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만들려는 전략적 차원의 발언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권위주의적 발상이고 오만함을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상임위를 “여당이 지배하겠다는 것은 행정부 견제라는 입법부 본연의 역할과 거리가 먼 생각일 뿐 아니라 87년 민주화 체제의 성과로 만들어진 제도와 관행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촛불정권, 개혁정권이라고 자칭하면서 권위주의 정권의 반민주적 독재형태를 답습하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은 자신들이 독점적으로 통치하는 것이 개혁이고 역사의 진보라고 착각할지 모르지만 세상에 착한 독재는 없다”며 “세종대왕이 통치하더라도 조선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일하는 국회는 야당을 정치적 동반자이자 대화와 타협의 상대로 인정할 때 시작된다”며 “힘 없는 자의 자제와 양보는 굴욕이지만 힘 있는 자의 자제와 양보는 미덕이다. 슈퍼 여당의 출발이 오만이냐 자제냐에 따라 21대 국회 운명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위원장 배분은 야당과 협상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절대과반인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져가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영선기자 y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