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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추억의 카페 ‘화사랑’ 복원

고양시, 레트로감성 명소화 추진

교외선 여행 연인들 데이트코스
한때 낭만 백마역 카페촌 원조
시, 매입 건물 리모델링 9월 개관

 

 

 

고양시 일산 백마역 근처 애니골 한 켠에 ‘숲속의 섬’이라는 범상치 않은 카페가 있다.

내부에는 턴테이블, 레코드, 방명록과 같은 수십 년 전의 소품과 흔적이 남아있으며, 외부는 백마역을 따라 이어진 철길과 우거진 나무들이 1980년대 아날로그 감성을 깨운다.

4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이 카페는 ‘화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중장년층이라면 대학생 시절 한 번쯤 찾아봤을 법한 1980년대 최고의 명소다.

화사랑의 역사는 1979년 한 젊은 화가가 백마역 근처에 연 화실에 친구들이 하나 둘 모여들며 급기야는 주위에서 “주점을 내 보라”고 권유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크고 작은 카페 200여 개가 잇따라 생겨나며 일대는 ‘백마 카페촌’이 되었고, 이곳은 1980년대 신촌 소재 대학생들과 음악인, 문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청춘과 낭만의 거리이자, 교외선을 타고 근교를 찾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가 됐다.

그러던 중 1991년 일산신도시가 개발되면서 2016년 화사랑을 끝으로 이 카페들은 모두 헐렸다.

하지만 이 일대는 일산 대표 먹거리촌 ‘애니골’로 부활했고, 주인은 2세대, 3세대 화사랑을 열어 그 명맥을 꾸준히 이어왔다.

화사랑의 인기 비결에는 경의선 ‘백마역’의 정취가 큰 몫을 했다.

신촌에서 교외선 기차를 타고 내려 20분 간 기찻길을 따라 걷는 산책로에는 자연과 낭만이 함께 담겨 예술인들의 시상을 북돋우고는 했다.

이에 고양시는 경의선과 연계해 이 공간에 담긴 추억과 레트로 감성을 최대한 살려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7080 라이브 공연, 숲속 인문학 강좌, 중년시민대학 등 주민을 위한 알찬 프로그램과 더불어, 당시 화사랑 공간을 채웠던 문학·음악동호회처럼 아마추어 동아리들이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화사랑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던 대학교 문학동아리 활동과 연계해 문화콘텐츠를 낳는 산실로 활용하고, 각종 드라마·영화 촬영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건물주를 설득해 올해 1월 건물을 매입했으며, 주민과 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하여 9월쯤 개관하기로 했다.

이재준 시장은 “백마역을 비롯한 경의선 축은 무한한 잠재력을 안고 있다”며 “그 대표 공간이 화사랑인 만큼, 순수 문화공간이 부족했던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의 쉼터가, 젊은 층에게는 레트로 감성이 있는 포토존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40여 년 전 젊은 청춘들이 신촌에서 한 시간 걸려 기차를 타고 화사랑을 찾았던 것처럼, 다시 한 번 일산과 경의선의 문화를 일으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양=고중오기자 g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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