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眞誠愛칼럼]희망을 말할 때입니다

 

 

 

17세의 나이에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이 있었다. 너무 심하게 마비되어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였다. 어머니에게 의사가 아침까지 못 버틸 거라는 소리를 하는 것을 몰래 들었다. 어머니는 그 때문에 슬퍼했지만 그는 오히려 딴청을 피웠다. 오히려 자신의 침대를 옮겨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어머니가 슬퍼할 겨를을 갖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였다. 그러나 그는 의사의 말대로 이내 혼수상태에 빠졌다. 신의 도움이었을까. 사흘 후에 기적적으로 그는 의식을 찾을 수 있었다. 여전히 사지는 움직일 수 없었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제발 몸을 움직이게 해주세요” 그런데 마음이 간절히 요구하던 것이 기적 같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그는 마침내 일어나게 되었다. 그가 바로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로 유명한 밀턴 H. 에릭슨(Milton H. Erickson, 1901년 12월 5일 ~ 1980년 3월 25일)이다.

그는 어떻게 몸도 움직이지 못하는 극심한 소아마비에서 이런 최고 영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는 아무 것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누이와 부모님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식구들의 손동작과 얼굴 표정, 제스처와 호흡패턴, 말투를 꾸준하게 관찰하였다. 그리고 몸이 주는 정신적 현상들에 주목하게 되었다. 몸의 근육 활동에 대한 몸의 기억을 회상하기 시작했고 이 기억에 대한 회상을 통해서 그는 서서히 자신의 몸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생각이 행동으로 연결이 되어 결국 말하고 팔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던 것이다. 그 후 제대로 걸을 수 없었던 시기에 그는 불과 몇 달러를 가지고 1천마일이 넘는 카누 여행을 하였다고 한다. 몸을 더 훈련시키는 이 힘겨운 여행을 다녀온 후 그는 지팡이를 짚고 걸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에릭슨의 생애를 통해 우리는 너무나 소중한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것들, 곧 말을 하고 걸을 수 있고 뛰노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그는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했고 결국 그것을 이룰 수 있었다.

우리의 일상이 현재 어떠한가.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는 자유롭게 말하고 즐길 수 있는 일상의 여유를 다 상실하고 말았다. 마스크를 쓰고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거추장스러운 것인가. 그러나 무감염증에서도 전파되는 위험에 우리는 몸서리치면서 서로에게 전파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2미터의 거리를 두고 얘기해야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을 두는 것이 아예 할 수 없는 것과는 얼마나 다른 것인가. 얼굴 표정은 힘들지만 눈빛이나 몸짓으로, 마스크를 쓴 어눌한 말을 통해서 우리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단지 불편할 뿐이다. 이 불편함을 겪으면서 우리는 단지 이 상황들을 불평하기에 급급하고, 오늘은 얼마나 확진자가 늘었는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곤 한다. 그러나 에릭슨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절실한 꿈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라고. 여기서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해야 할 자리라고. 에릭슨이 카누여행을 하고 심리학을 공부하고 정신과 의사가 되어 심리학, 정신의학, 심리 치료, 최면치료, 교육학 및 커뮤니케이션 학계에 영원한 유산을 남겼듯이 그 꿈을 꾸어야 한다. 코로나 이후의 우리의 삶에 대하여. 아주 작더라도 스스로에게 타이르며 내면 혁명을 이루어야 한다. 희망은 말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날아갈 수 있는 것까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