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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합리적 평등 사다리타기

사다리는 사람의 키를 넘는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도구로서 긴 세로막대 2개에 짧은 가로막대를 여러개 연결하여 지붕이나 높은 다락장에 걸치고 손과 발로 올라가는 도구입니다. 우리는 공사장에서 사다리를 이용하고 고급주택의 2층 다락방에 올라가고 멋지고 기능성 있는 사다리를 지인들에게 자랑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직장생활에서는 종이 위에 사다리를 그리고 간식을 먹는데 요긴하게 활용하기도 합니다. 종이 사다리 위에 이름을 적고 그 아래에는 금액을 적은 후에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서 부서원들이 각자 내야 할 금액을 결정하게 됩니다. 대부분 부서에서 가장 젊은 직원이 빨강펜으로 사다리를 타고내려가서 도착한 금액을 발표하면서 즐거워하고 돈을 다 거출한 후 즉시 구내매점으로 달려갑니다.

부서장이 이 같은 사다리 간식을 즐기고 동참하는 부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고 아마도 업무능률이 오르고 소통도 원활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반면 오로지 일하는데만 집중하라는 부서장은 사다리를 타서 돈을 모으고 간식을 사 먹는 시간에 일을 더하라면서 다그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어느 부서가 더 효율적인 곳일까요. 그런데 사다리는 저녁 회식장에서는 더 요긴한 소통의 도구가 됩니다. 정말로 높은 곳에 올라가 과일을 따고 더 높은곳에서 주변과 자신의 상황을 살피는 망루의 역할을 합니다.

회식장에 먼저 도착한 대리가 종이한장을 꺼내놓고는 도착하는 부서원 8명에게 원하는 자리에 이름을 쓰도록 합니다. 2/3쯤 도착하면 슬슬 사다리를 탑니다. 진행자는 재미있는 음악 띠리리리 띠리리 띠리리띠리리~를 부르며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서 부장님의 자리가 끝자리로 선정된 것을 즐거워합니다. 우리 부장님도 기꺼이 그 자리에 앉습니다. 선착한 부서원의 자리가 정해졌고 이후에 오는 다른 3명의 자리도 결정된 것입니다. 이제부터 소통의 식사를 진행하면 됩니다. 중앙에 부장님이 앉고 양 끝자리에 신입이 자리하던 봉건적 회식이 아니라 모든 부서원이 평등하고 합리적으로 평평하게 배치된 ‘사다리식 소통의 장’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부서의 발전을 다함께 토론하고 있습니다.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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