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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철회 등 현실문제에도 관심 커

전국 각계에서 이라크 추가파병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진 가운데 수원지역에서도 종교계인사들까지 가세해 파병철회 반대투쟁을 벌여왔다.
지난달 28일 불교, 원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수원지역 종교계인사 400여명은 수원역에서 '파병철회와 이라크 평화를 위한 수원지역 범종교인 평화기도회'를 개최해 정부의 파병결의 중단을 촉구한 바 있지만 3일 정부의 추가파병으로 분노와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날 기도회를 주도한 종교인 중 한명인 대한성공회 임영인 신부를 만나 파병 등 현실에 대한 그의 생각과 나눔의 집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신앙인의 최고가치는 생명이기에 파병은 근본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임영인 신부는 기도회를 개최한 이유를 단적으로 잘라 말했다.
그는 정부와 기득권 세력이 한미간 전통적인 유대와 국익을 앞세워 파병을 주창하고 강행한 행위는 '생명'이라는 대의에 둔감한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종교인에게 있어 파병은 명분과 실리를 따지는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성공회 소속인 임영인 신부는 사제로서 보다는 '수원나눔의집'을 운영하는 등 지역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3년간 인천에서 나눔의집을 운영한 뒤 수원나눔의집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한 것이 6년전인 1999년으로 다른 사회복지기관과는 차별화된 운영을 하고 있다.
"처음 나눔의집을 시작할때 가난한 지역사회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가장 고민했다"는 그는 "지역커뮤니티(공동체) 회복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게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첫째, 나눔의집 활동가들이 동네 주민과 하나가 돼 서비스를 실천할 것 둘째, 주는자와 받는자의 관계를 뛰어넘을 것 셋째, 주민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풀어갈 것을 지침으로 삼았다.
현재 나눔의 집은 결손가정 자녀를 돌보는 '공부방', 무의탁노인과 장애인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돌보는 '가정결연', 저소득 주민을 위한 '자립 자활사업' 등으로 구분,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부방 운영시 의존적이라는 인상을 불식시키고 자존감을 부여하기 위해 무료가 아닌 1만원의 회비를 받고 있으며 매달 한차례씩 학부모 모임을 갖고 전문가를 초청해 '아이와 대화하는 방법'을 강의하는 한편 정서장애를 겪는 아이들을 위해 상담을 병행하는 등 오히려 '공부'외에 중점을 두는 식이다.
임 신부는 가난한 사람들은 '물질적인 소외'와 '인간관계 소외'라는 중첩된 소외를 겪고 있다고 말하면서 독거노인 방문봉사도 동정적 시혜보다는 '관계성 회복'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거노인 대상 활동가 한명을 소개하면서 "아무 것도 하지않고 하루종일 그들의 말벗이 되는 것만으로도 인기가 있었다"고 말하고 의례적인 방문이나 일과성 도움보다는 함께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가난해도 서로 존중하는 공동체 정신만 살아있다면 살만하다"면서 이야기 내내 '지역공동체 회복'과 '관계의 회복'을 강조하는 그에게 도처에서 욕망을 부추기고 극대화한 개인의 이기심을 조장하는 파편화된 현대사회에서 가능한 일인지 물었다.
"희망처럼 큰 진전은 없지만 신앙인은 옳으면 가야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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