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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28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오전 5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전날 부산과 대전, 서울을 잇는 `종단유세'를 강행하느라 "다소 피곤하다"고 했지만 표정은 밝아 보였다.
노 후보는 거실에서 30여분간 `스트레칭'을 한 뒤 중앙 일간지와 전문지인 전자신문을 20여분 훑어봤다. 이후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손수 머리를 말렸다.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가 직접 장만한 사골국물에 밥 한그릇을 모두 비운뒤식탁에 앉아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이어 거실로 자리를 옮겨 블랙커피 한잔을 들었다.
`유세하는데 목에 지장이 없느냐'고 묻자 "유세를 많이 하니까 오히려 가끔 담배를 피우고 싶다"며 웃었다.
노 후보는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소재로 잠시 기자와 이야기를 하다가 여택수수행팀장의 보고를 받고 안방으로 들어가 전날 코디네이터가 미리 골라 놓은 붉은색계통의 넥타이에 감색 양복을 입고 나왔다.
오전 7시30분 노 후보는 "잘 다녀올께요"라고 권 여사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권 여사는 수행비서를 불러 목에 좋다는 오미자와 꿀을 섞은 차가 담긴 보온물통을 건네며 "이동하는 승용차안에서 반잔씩 드려라"고 신신당부했다.
오전 8시 노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 도착, 신계륜(申溪輪) 비서실장으로부터 일정보고 등을 받고 선대위 본부장단들과 잠시 티타임을 가졌다. 이후 9시30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날 첫 유세지역인 부평으로 가기위해 전세우등버스에 몸을 실었다.
노 후보는 버스내부가 후보 혼자 앉을 수 있도록 자리가 배치돼 있었지만 이미경(李美卿) 대변인 옆 빈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부평 초입에 다다르자 자리를 옮겨 참모들이 준비해준 A4용지 6장분량의 유세메시지를 읽어 내려갔다.
노 후보는 예정시각보다 10분 빠른 오전 10시50분 부평역 광장앞에 도착하자 버스안에서 토막잠을 청하기도 했다.
11시10분 유세가 시작됐다. 사진기자들이 국회의원들과 손을 번쩍 드는 포즈를여러차례 요청하자 "초등학교때 손을 들고 벌을 서는데 요즘은 계속 벌을 선다"고유세를 시작해 청중들속에서 폭소가 터저 나왔다.
유세를 마친 뒤 낮 12시 부평 대우자동차공장으로 이동, 구내식당에서 노조간부들과 점심을 함께했다. 한 노조 간부가 반찬으로 삶은 계란을 주자 "과거에는 대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왔다가 계란을 맞았는데 오늘은 선물을 받았다"고 웃었다.
이어 이날의 핵심 선거운동 프로그램인 지하철 민심탐방을 시작하기 위해 부평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부천역으로 이동했다. 지하철 안에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여대생이 사인을 요청하자 `사람사는 세상'이란 글귀와 함께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오후 1시50분 부천역 유세를 마친 노 후보가 역사 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자 시민들과 지지자 100여명이 박수를 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연호했다. 노 후보는 머쓱한듯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노 후보는 부천역에서 신도림역으로 지하철로 이동하던중 취재기자들과 수행원들로 북적거리자 "이것 안되겠다. 버스로 이동하자"며 `서민불편'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오후 4시30분 청량리역 유세를 마친 뒤 그는 프레스센터로 이동, CNN 및 독일라디오 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다. 저녁 식사는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함께 안심스테이크로 했다. 라디오 방송 인터뷰 시간 때문에 스테이크를 4분의 1 정도 남겼다.
노 후보는 식사도중 "내일 새벽 6시30분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해야 한다"는 수행팀장의 보고를 받고 "초췌한 모습으로 TV토론에 나가겠다"며 일정 조정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후 이낙연(李洛淵) 대변인, 정동채(鄭東采) 정무특보, 김한길 미디어본부장등과 함께 오후 9시30분까지 TV토론 준비를 하고 모친상을 당한 이재정(李在禎) 유세본부장의 상가에 들러 조의를 표한 뒤 저녁 11시께 집에 들어갔다.
노 후보는 하루 유세 소감을 묻자 "이기고 지고는 운명에 맡기겠다. 나는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날도 자정을 넘겨 잠자리에 들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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