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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노무현, '표심 유혹 총력전'

대통령 선거전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 위한 각 후보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특히 돈안드는 선거문화를 위해 현행 선거법이 선거운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각 후보진영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서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 표심을 유혹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회창 = 어둠이 밀려온 30일 오후 6시40분,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 점퍼차림을 한 이회창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희망'을 적어 넣은, 야광 종이 비행기 수천대가 하늘로 비상했다. 얼굴에 미소를 흠뻑 머금은 이 후보는 젊은 유권자들과 악수 대신 `하이파이브'를 주고 받으며 등장, `젊은 감성'을 한껏 부각시켰다. 젊은 유권자 공략을 위해 결성된 한나라당의 유세별동대인 `2002 새물결 유세단' 발족식 및 신촌유세는 이렇게 시작됐다.
이 후보가 목소리를 높여 `부패정권심판'을 역설하자 콘서트장에서나 볼 수 있는 `야광스틱'이 창공에 휘저으며 화답했고, `대통령 이회창' 연호가 터져나왔다. 이처럼 한나라당은 거리유세에서 `깜짝 이벤트'를 통해 유권자들의 박수 갈채를 유도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이회창 후보'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앞서 이 후보가 경동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50대 아주머니 상인이 이 후보에게 인삼을 잘라주며 "인삼먹고 힘내라"고 당부했고, 남대문시장에서는 한 상인이 이후보 목에 머풀러를 둘러주며 "국민을 100배, 1천배 따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나라당 선대위 관계자는 "앞으로 지방 유세에서는 각 지방별 특산품을 전달하는 등 지역적.계층적 특성을 고려해 이 후보의 승리를 기원하는 작은 이벤트를 계속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유세현장에서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기본병기는 유세차량. 전국 227개 지구당마다 유세차량 1대씩 구비했고, 시.도별로 영상유세차량도 5대 정도씩 갖추고 주요 유세현장마다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세가 시작되기 전에는 대중적 인기가 높은 연예인들을 내세워 유권자들을 불러 모으고 이 후보 지지를 유도한다. 가수 설운도 현철 서수남 이애숙(코리아나 멤버), 코미디언 구봉서 한 무 남보원, 개그맨 심현섭 박성호 최병서, 방송인 허참 등이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 특히 이들은 자신의 히트송이나 애송곡을 한 소절 부르고 난 뒤 "계속하고 싶지만 그 놈의 선거법 때문에..."라며 법위반을 피해가며 유권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로고송도 빼놓을 수 없는 미끼. 한나라당은 베이비복스의 `우연', `사랑의 트위스트', `사랑은 아무나 하나' 등 개사곡 3곡과 테너 김동규 교수가 노래한 `신세계',`나라다운 나라', `창창창 이회창' 등 창작곡 3곡을 준비, 유권자 성향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틀고 있다.
◇노무현 = "우리는 소수 정예다" `희망 돼지저금통'으로 상징되는 `개미군단'후원에 기대어 선거를 치른다고 밝힌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유세장에는 동원된 군중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황색군단' 노사모가 대형태극기와 노란풍선, 형형색색의 돼지저금통 등을들고 `100만 서포터스' 명계남 사업단장과 함께 어김없이 나타나 분위기를 띄운다.
노 후보가 움직일 때마다 `국민통합 노무현 짱' `노무현 대통령'을 연호하며 `우리는 승리한다'는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빰∼빰빠 빰∼바바...'하며 팡파르를 내질러 마치 `80년대 대학캠퍼스'를 연상케 한다.
지금까지 유세를 보면 이들이 `핵'을 형성, 기동전을 펼치고 있는 양상이다. 청중 규모도 이동인구까지 합쳐 1천명이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수가 적은 만큼 친밀도가 높아 반응이 괜찮다는 게 노 후보측 주장이다.
때문에 노 후보도 `낡은 정치 청산' 등 기본 구도를 담은 무겁고 딱딱한 주장에 곁들여 "아이들은 노무현이 키울랍니다"라고 말하는 등 특유의 경상도사투리를 담은 대중용어를 동원, 생활과 직결된 보육 등에 대한 공약을 연설로 풀어내기도 한다.
특히 명계남, 문성근씨 등 입심좋은 노 후보 지지자들이 "왜 노무현인가"를 `외치면' 현역 의원들의 웬만한 연설은 `명함'을 내밀기가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이들은 거리유세를 마친 뒤 종종 청중들에게 돼지저금통을 뿌리며 `저비용 정치'를 선도하는 모양새를 취한다.
당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고, 그동안 조직 정비도 늦었던 탓에 1.5t짜리 포터에 성능도 변변치 않은 스피커로 유세에 나선 사례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30일 선대위 회의에선 "시정해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기까지 했다.
노사모가 유세장의 `분위기 메이커'가 되면서 동행하는 의원들도 `노사모 문화'에 익숙해져 너나없이 노사모의 노란 목도리를 하고 다니는가 하면 연호와 응원가도자연스럽게 따라 하기도 하고 종종 `선도'하기도 한다. 최근 한 유세과정에선 정동영 이미경 의원 등이 `창밖을 보라'라는 캐럴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폄하하는 내용으로 개사해 부르면서 `결속'을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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