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건설본부가 시행하는 10억원 이상 대규모 공사의 설계가 수시로 변경되면서 완공이 지연되거나 공사비가 당초 보다 수십억이 불어난 것으로 드러나 혈세낭비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1일 도 건설본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도 건설본부가 시행하고 있는 도로, 하천, 건설 등 대규모 사업 10여건이 1차례 이상 설계를 변경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지난 97년 고합건설(주)과 계약한 지방도 316호선 도로정비공사(길이 5.48㎞)는 4차례의 설계변경이 이뤄지면서 당초 공사비 63억에서 27억여원이 증가한 90여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98년 6월 주웅건설(주)이 착공한 묵리∼학일간 도로공사(3.54㎞)도 3차례 설계변경을 거치며 공사비가 당초 43억여원에서 65억여원으로 22억여원이 증가했다.
또 98년 10월 고려개발(주)이 착공한 분당∼오포 도로공사(3.8㎞)도 설계가 4차례 변경돼 완공시기가 지난해 10월에서 올 11월로 1년이상 늦춰진 것은 물론 사업비도 204억여원에서 244억여원으로 40억원 가량이 추가 투입됐다.
호성종합건설이 98년 7월 착공한 양곡∼길상 도로공사(6.4㎞)역시 4차례 설계변경을 통해 당초 72억여원의 공사비가 127억여원으로 무려 55억여원의 공사비가 늘어났다.
이밖에 경기도 종축장 건립공사와 경기장학관 증축공사 등도 2차례 이상 설계가 변경돼 각각 8억여원과 1억2천여만원의 공사비가 더 들었으며, 도립노인전문병원 건립공사와 경기도 중소기업지원센터 건립공사, 매송∼송산 도로공사 등도 1차례 이상 설계가 변경돼 공사비가 수억원 가량 추가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수차례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가 대폭 증가한데 대해 K모 건설의 한 관계자는“설계변경은 입찰당시 낮게 잡은 공사비와 로비 비용을 되돌려 받기 위한 건설 업체의 공공연한 관행”이라면서 “대형공사의 잦은 설계변경은 결국 이들의 원가보상을 위해 주민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 건설본부 관계자는“공사가 진행되면서 자재가격이 상승하는 등 여러 가지 여건에 따라 설계가 변경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공사업체를 봐주는 등의 부당 의혹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유명식 기자 yms@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