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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실 못하는 사학재단 문제있다

사학(私學)이 이 나라 교육에 기여한 공적은 몇마디 말로 평가할 수 없을만큼 크다. 개화기에 신교육을 정착시키고, 공교육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 한쪽 기둥으로 공교육을 보완해 준 것도 사학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사학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과거와 다르게 비판적으로 바뀐 까닭은 무엇일까. 일부 사학의 비리와 사학재단의 부실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학 비리는 사정당국의 몫으로 돌릴 수 있다. 문제는 재단의 부실화다. 건전한 사학이 되려면 재단이 바로 서고, 그 운영이 투명할 뿐아니라 재단 책임하에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우리의 사학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데 문제가 있다.
교육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재단 부실 운영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를 제기한 최재성 의원(열린우리당)에 따르면 경인지역의 사학재단은 한마디로 거죽일 뿐 알맹이는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의 경우 119개 학교법인 가운데 76개(63.9%), 인천시의 경우 25개 법인 가운데 19개(76.9%)가 기본재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가운데 기본재산을 100으로 칠 때 50%를 채우지 못한 법인이 경기 49개(41.2%), 인천 14개(56%)나 된다.
놀라운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학교법인은 자체수익을 극대화해서 학교에 재정을 지원해주는 것이 존립 목적인데 경기지역 119개 법인의 연간 평균 수익금은 7천 400만원으로, 한푼의 수익금도 올리지 못한 법인도 9개나 된다. 인천지역 역시 25개 법인의 연간 평균 수익금은 2천700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속된 말로 교직원 몇 사람분의 연봉도 안된다. 연간 23억여원의 예금수익금을 얻고 있는 A학원의 경우 재단전입금이 2002년도에 0원, 2003년도에 45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니 이는 학교 법인이 아니라 이자 모리(謀利)를 했다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래가지고서야 어찌 사학을 운영하는 재단이라고 큰 소리치며 학생과 교사들 앞에 떳떳할 수 있겠는가. 정부의 재정지원과 학생들의 납입금만으로 운영하는 사학이라면 교육의 질적 향상은 물론 사학 본래의 교육이념 실현은 불가능하다. 사학나름의 어려움이 없지 않다는 점 이해한다. 그러나 제구실을 못하는 학교법인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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