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국민통합 21간 대선공조가 며칠째 될듯말듯 어정쩡한 상태를 계속하고 있어 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7일 울산에서 "5년동안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으나 통합 21측은 9일 분권형 대통령제와 대북관계에 이어 대미관계를 새로운 쟁점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정 대표가 아직 결심을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한나라당의 회유설, 현대가(家) 형제들을 비롯한 재계의 반대설 등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정 대표가 여론조사의 문제 등 후보단일화 과정에 대한 심각한 회의를 품고 있고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마음의 갈피를 못잡고 있다는 이야기도 통합 21내에서 흘러나온다.
또 민주당이 노 후보 등의 유세 발언을 통해 '5년간 국정운영의 동반자'라고 치켜세우지만 수사에만 그칠 뿐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양당이 일부러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정책조율이 대부분 완료된 만큼 당장 선거공조에 들어갈 수 있지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고르고 있다는 것.
통합 21 핵심 관계자는 "정 대표의 심적인 부담도 덜 겸 투표일을 2-3일 앞두고 정 대표가 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충청과 강원, 영남지역 유세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최소투자로 최대효과를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정 대표가 가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비판하면서 현재대로 해도 이미 선거공조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