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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내다 팔려고 시골길을 걸어 가고 있었다. 그들은 얼마 후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는 소녀들 옆을 지나가게 되었다. 한 소녀가 말했다. “저것 좀 봐라. 저 먼지 속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바보 같은 사람들 말이야. 당나귀는 편안하게 걸어 가는데” 아버지는 이 말을 듣고 아들을 당나귀 등에 태웠다. 그들은 얼마 후 노인들을 만났다. “저것 좀 보게. 요새 젊은 놈들은 노인들을 공경할 줄 모른다네. 애비는 걸어가는데 아들 녀석은 타고 가지 않나.”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아들을 내려놓고 자기가 당나귀를 탔다. 얼마를 가다가 어린애를 안고 가는 부인 셋을 만났다. “저 지친 어린애는 걷게 하고 당신은 왕처럼 타고 갈 수 있나요.”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아들을 뒤 안장에 태우고 읍내 가까이 까지 왔다. 이 때 젊은이들이 “ 이 당나귀가 당신네 것 맞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렇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어째서 그렇죠.” “당신네들이 당나귀의 짐이 된 것을 보고 말입니다. 당나귀가 당신네들을 나르는 것 보다 당신네들이 당나귀를 나르는 것이 더 알맞을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버지와 아들은 당나귀에서 내려 당나귀의 다리를 밧줄로 묶어 장대에 동여 맺다. 그리고 각각 장대 끝을 메고 갔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껄껄 웃었다. 얼마 후 이들 부자는 다리에 이르렀다. 그런데 당나귀가 발버둥을 치기 시작하더니 밧줄을 끊고 다리 아래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노인은 아들을 데리고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가며 이렇게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다 한 사람의 비위도 맞추지 못했구나.’ 이솝 우화의 한 대목이다.
그렇다. 인간은 좋든 싫든 남으로부터 간섭받게 마련이다. 반대로 남의 일에 대해 간섭하기도 좋아한다. 그러나 그 어느 쪽이든 부질없는 일이다. 무슨 일이든지 자기 앞에 닥친 일은 자기 소신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창식/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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