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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도 따지고 보면 자리하는 것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선비사회의 의리가 있고 사무라이 조직의 의리가 있으며 친구사이의 의리가 있고 지하세계의 의리가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의리를 얘기하자면 평균적인 의미의 사나이 세계의 의리가 더할 것도 없는 의미의 백미다.
삼국지를 읽은 사람이면 유비형제의 두툼한 우애가 범벅이 된 선비와 무사정신이 믹스된 의리를 동경한다.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의리는 동양인이 추구하는 인간상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한 선비사회의 의리는 냉정한 면이 없지 않다. 조선조 연산군 때 강흔과 남명 조식선생의 자제 조언형은 죽마고우로 함께 벼슬길에 올랐다. 조언형은 연산군의 폭정을 간하다가 파직되었다가 단천군수로 근무했다. 그러나 그의 친구 강흔은 연산군의 비위를 맞춰 암행감사가 되어 단천군에 오게 되었다. 조군수는 강흔을 맞아 너는 살았어도 죽은 것만 못하다(生不如死)고 일갈했고 강흔은 이를 알아듣고 벼슬을 사직, 낙향했다. 이로 인해 강흔은 중종 반정때 목숨을 유지했다. 선비정신의 의리로 친구의 목숨을 구해 준 사례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의 요즈음 의리는 삼대 불가사의라 일컫는 해병대 전우회, 고려대 동우회 및 호남향우회의 의리를 꼽는다. 무조건적인 의리로 패거리문화라는 비아냥을 듣지만 한국적 정서에 부합하기도 한다.
얼마 전 철인 박태준씨가 출판기념회를 열어 눈길을 끈다. 박정희 전대통령과 맺은 인연을 끈끈하게 이어 박지만을 끝까지 지키고 후견한 한국적 의리를 실천한 것에 코끝이 시큰거린다. 의는 바로 이러한 것이다. 죽은 사람에게까지 잊지 않는 정신이 아름답다. 논어에서 의(義)를 수치한 마음(羞恥之心)이라고 정의한 것이 독특하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동양적 사고의 바탕인 셈이다. 滿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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