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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교민사회 ‘알몸 수색’에 분노

"멕시코 검찰 수사관들이’안 벗으면 불이익을 당한다’고 협박해 하는 수 없이 속옷을 모두 벗었습니다. 이후 수사관들은 치부를 가리던 손을 ‘내려라 올려라’하면서 여성으로서는 참을 수 없는 수모까지 주었습니다"
상표 위변조 행위 단속에 나선 멕시코 사법당국의 무차별 연행에 끌려갔다가 풀려난 어느 교민 여성은 11일 "남편이나 친동생한테도 말하지 못한 사실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말하겠다"며 억울하고 분한 사연을 교민 간담회에서 털어놓고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멕시코 수사관들이 한인들을 연행한 뒤 이 중 여자들을 좁은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옷을 벗으라고 요구한데 대해 완강히 거부하자 불이익 운운하며 여러 차례 협박을 해와 조사를 담당하는 멕시칸 남자 의사 앞에서 팬티까지 벗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 뿐만 아니라 함께 연행된 남자 교민들도 여성 수사관들 앞에서 팬티까지 벗어내린 채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멕시코 사법당국은 "구타 흔적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조사하려 한다"게 당시의 설명이었으나 "밀수와 상표 위변조 행위 등에 관한 단속을 하면서 알몸수색까지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교민사회의 주장이다.
여자 교민들에 대한 알몸수색 사실은 이날 여자 교민들이 수감된 멕시코시티 남부구치소를 방문한 강웅식(姜雄植) 주멕시코 한국대사와 오한구(吳漢九) 영사 일행에게도 재확인됐다.
오 영사는 "석방대책 논의 및 인권침해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구치소를 방문해 구속된 여자 교민 8명과 대화를 나누던 중 절반 가량이 이런 사실을 털어놓았다"고말했다.
강대사는 이에 따라 이날 호르헤 카스타녜다 멕시코 외무장관과 호세 루이스 산티아고 연방검찰 조직범죄 특별수사본부장, 후안 안토니오 마테오스 외무부 아주국장 등을 잇달아 접촉하고 일부 교민들의 현지법 위반과는 별도로 심각한 인권침해사실을 강력히 항의했다.
강대사는 "현지법 위반여부는 멕시코 사법당국의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밝혀질것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개입할 수는 없는 사안이지만 무차별 연행 및 조사과정에서남자 수사관들이 보는 앞에서 여성 교민들의 속옷까지 벗긴 것은 민주제도 사회나다른 어느 정권 때보다 인권보호를 특별히 강조해 온 멕시코의 폭스 정권 하에서는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멕시코 외무당국은 "일단 진상을 파악해 조사 내용을 빠른 시일 안에 한국대사관에 통보해주겠다"고 답변했다. 강대사 일행의 산티아고 특별수사본부장이나 마테오스 아주국장 면담에는 미겔 앙헬 외무부 국제담당관 겸 인권대사와 후안호세 외교부 인권국장이 각각 배석해 이번 사태에 대해 멕시코 외무당국도 심각성을깨닫고 있는 눈치였다고 공관 관계자들은 전했다.
멕시코 사법당국의 우리 교민 인권침해 사례는 이것에 국한되지 않았다. 구속수감된 한인 부부 5쌍은 대부분 30대 또는 40대 초반으로 3∼4세에서 11세에 이르는어린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들이 졸지에 갈 곳을 잃고 친지집을 방황하면서 멕시코사법당국의 지나친 처사에 교민사회가 크게 분노하고 있다.
어느 교민은 "죄가 있으면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한 두 쌍도 아닌 부부를 모두구속해 어린 아이들을 졸지에 고아로 만들어버린 멕시코 당국의 처사에 공분을 느낀다"며 "알몸수색과 더불어 인도주의 원칙을 외면한 멕시코 사법당국의 법 집행은 명백한 인권유린 행위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성토했다.
이밖에 멕시코 친지의 경사(慶事)를 축하하기 위해 관광비자로 멕시코를 방문했던 한인 여성까지도 구속한 사례나 수입인지를 적법하게 붙여놓고 장사를 하던 가게에 들어와 압수수색영장 제시없이 마구잡이로 연행한 사실 등도 멕시코 당국의 인권침해 사례로 지적됐다.
한국대사관의 오영사는 "이번 대량구속 사태 과정에서 멕시코 사법당국이 저지른 인권침해 행위가 하나 둘 씩 드러나고 있다"며 "특히 알몸수색은 여하한 이유로도 납득될 수 없는 사안으로 멕시코 정부의 태도에 따라 대응수위를 달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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