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북-미 대립 한반도정세 또 위기

양구 기본합의문 파기 유보 대화 여지는 남아

북한 외무성대변인이 12일 담화를 통해 핵동결 해제 및 전력생산에 필요한 핵시설 재가동을 선언함으로써 북-미 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가 또다시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북한이 실제로 핵동결을 해제하고 핵시설 재가동에 들어갈 경우 이는 지난 94년 채택된 북-미 기본합의문이 '파기'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외무성대변인의 이번 담화는 일단 미국의 '핵 압력'에 강경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0월 켈리 특사 방북이후 미국의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이 발표되자 핵문제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않는 정책'을 취하면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을 주장해 왔다.
특히 북한은 미국이 북한 핵문제에 대해 '압력'을 계속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누차 강조해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중유제공이 중단되자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즉 미국이 기본합의문에 규정된 의무사항 가운데 마지막까지 이행하고 있던 중유제공마저 끊은 상황에서 북한도 마냥 기본합의문에 얽매여 있을 수만은 없다는 점을 표명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북미 기본합의문이 '파기'됐다는 사실은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도 마친가지여서 이를 공개적으로 선언할 경우 떠 안게될 부담을 의식한 조치이다.
그렇지만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이 곧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변인도 '전력생산에 필요한 핵시설들의 가동과 건설'을 재개하기로 하였다고 밝혀 핵 개발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핵동결 해제 선언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여지를 남겨놔 북미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원치 않음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변인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우리 공화국정부의 시종일관한 입장"이라며 "우리가 핵시설들을 다시 동결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고 결론적으로 말했다.
이는 미국이 대북정책을 바꿀 경우 언제든지 다시 핵을 동결시킬 수 있다는 뜻을 미국측에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으로 북미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그동안 북한에 '선 핵포기'를 요구해온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이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도양 공해상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실은 북한 선박이 나포된 사건이 발생한 직후 북한이 핵동결 해제 선언을 하고 나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응도 당장은 경직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북한도 대화 여지를 남겨 놓았고 미국 역시 강경대응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북미는 외교적 방법을 통한 문제해결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 등 주요 대선후보들의 관련 정책기조와 구체적 정책 및 위기관리 능력이 유권자들에 의해 새롭게 조명.평가될 것으로 예상돼 그 결과에 유권자의 선택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에 따른 파장과 대선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앞으로 남은 7일간의 대선기간 대북.안보정책과 이념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것에 대비, 후보들의 입장 정리를 위한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특히 이회창 후보는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하에 대북 경제제재 수단의 연계도 불사해야 한다는 입장인 데 비해 노무현 후보는 북한 핵개발 저지 원칙하에 대북 압박보다는 설득과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어 앞으로 북핵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두 후보간 입장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북한이 핵시설의 가동과 건설을 재개한다면 세계의 우려를 낳고 세계로부터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재개 방침을 철회하고 신중히 대처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이낙연 대변인이 전했다.
노 후보는 "특히 북한은 관계국들과의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고, 미국 또한 북한과의 대화를 조속히 재개, 이번 일을 평화적으로 풀어야 옳다"며 "한반도에 긴장이 조성되지 않도록 미국도 협력해주기 바라고 정부는 북한과 미국을 설득해 한반도에 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