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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 중추 기관 자리매김할 터"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설립된 (재)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이하 도여성개발원)의 초대원장으로 지난달 21일 박숙자(54세)씨가 선정됐다.
그가 정식으로 임명장을 받은 4일, 개발원의 새 보금자리가 될 경기도여성회관에서 만나 그간의 활동상과 여성정책 산실로서 개발원 향방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신임 박숙자 원장은 미국 아이오와 대학원(사회학박사)을 졸업한 뒤 11년간 대학강사와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회여성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여성관련 분야 실무를 거쳤으며 '여성과 한국사회' '성과 가족의 사회학' '노인과 한국사회' '여성의 일과 삶의 질' 등 다수의 저서를 낸 이론가이기도 하다.
그와의 인터뷰를 위해 회관을 찾았을 때 다음달 개원식을 목표로 도여성개발원의 내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여성회관 내 1백평 남짓한 규모에서 시작하게 될 개발원 공간은 이름에 걸맞지 않게 협소해 아쉬움도 컸을 터.
"임명되고 나서 찾아 와보니 셋방살이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공간이 협소해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일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는 우선 임명되자마자 도가 애초 구상했던 조직체계를 새롭게 조정해 2실(정책개발실, 교육훈련실) 1국(사무국)으로 구성했다.
"원장을 포함해 19명에 불과한 인원을 합리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조직도를 다시 짜야 됐어요. 가장 중점이 될 정책개발실은 가족정책과 여성정책 두개팀으로 구성하고 교육훈련실은 양성평등교육과 여성지도자 교육을 담당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특히 교육의 경우 부족한 강사들을 아웃소싱하는 한편 정책개발연구자들을 교육강사로 활용하는 등 직원들간 피드백도 계획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매몰되면 피로감을 느끼고 침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적정선에서 피드백할 필요가 있어요."
박원장은 그간 국회 여성위원회 전문위원과 한국여성학회 활동 등으로 여성정책 전반에 대한 뛰어난 방향감각을 갖추고 도여성발전위원회의 위원으로 도 여성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실상을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에 힘입어 최종 발탁됐다.
이와 관련, 그는 국회여성위원회 전문위원으로서 9년간에 걸친 자신의 경험들을 소개했다.
"전문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현재 여성부 탄생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각종 여성부 법안심사 및 심의과정을 통해 정책을 보는 안목을 갖게 된 것이 저로서는 큰 수확이죠."
사회학을 공부한 그가 여성정책 전문가로 활동하게 된 것은 대학원 시절인 7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여성운동의 대모인 이효재 교수의 제자로서 그가 대학(이대) 에 국내 최초의 '여성학 강좌' 도입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부터다.
"대학시절부터 차별받는 여성이나 사회 불평등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해 미국에서 학위과정을 밟을 때도 노동사회학과 사회계층론을 전공하게 됐죠."
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학 강사로 지내던 11년 동안 그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자문위원 활동 등으로 여성과 관련해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지자체에서 유일하게 탄생된 개발원의 수장으로서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정책 실행을 위해 거쳐야 될 절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자체에서는 도지사 마인드 만으로도 일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
또한 도의 기존 여성정책이 용역으로 그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실질적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할일이 많을 것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도 여성정책의 본부로서 이제 막 출발이다보니 어려움도 예상되지만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오히려 용이할 수도 있다고 봐요."
박 원장은 개발원의 명칭이 가족여성개발원으로 바뀐 것과 관련해 '가족 강화'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시각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예컨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현재 우리사회에서 문제로 대두한 비혼인구 증가나 저출산, 가족 해체와 정비례하는 것으로 인식해 그 주범으로 몰아가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취업은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가치관이 젊은층에 팽배해 있는데 단순히 출산을 권장한다고 출산을 많이 할까요?"
그가 보기에 해결책은 여성의 자아실현과 자녀를 키우기에 합당한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는 것이다.
글자그대로 가족친화적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아이와 노인을 돌보는 재가노동을 탈가족화해 사회에서 지원하는 '돌봄노동' 체체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도내 여성 및 가족정책을 개발하고 여성의 리더쉽 향상과 양성평등 교육 등을 실시하면서 여성정책의 중추적 기관으로 자리매김 될 개발원은 조만간 직원이 확정되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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