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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영씨 '분석심리학 탐구 3부작' 완간

이부영(李符永) 한국융연구원장이 '분석심리학 탐구 3부작'을 완간했다.
이 원장은 1997년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를 정년퇴임한 후 분석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 연구에만 매진, 「그림자」(1999년), 「아니마와 아니무스」(2001년)를 펴낸 데 이어 최근 「자기와 자기실현」(이상 한길사刊)을 출간하며 3부작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원장은 66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융연구소를 수료하고 국제분석심리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내 최고의 융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동안 「정신요법의 기본문제」「원형과 무의식」등 융의 기본저작을 우리말로 소개했고, 다수의 정신분석서를 펴냈다.
그는 이미 출간된 이 시리즈의 1,2부인 「그림자」와 「아니마와 아니무스」에서 무의식의 의식화 과정에서 반드시 부딪쳐야 하는 문제들을 두루 살폈다. 자아, 페르조나, 의식, 무의식, 그림자, 아니마, 아니무스, 콤플렉스 등은 진정한 '자기'에 이르는 길목에서 만난 무의식의 요소들이었다.
이번에 나온 3부 「자기와 자기실현」에서 그는 심리학 현상의 긴 터널을 지나 하나의 종착역으로 우리를 이끈다. '자기실현'과 '전체정신'이 화두다.
분석심리학에서는 자아실현이라는 말이 없다고 한다. 자아는 '알고 있는 정신세계', 즉 의식계의 주인이므로 '실현'이라는 말은 온당치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실현하는 것은 자아(ego)가 아니고 자기(self)가 된다. 자아는 의식의 중심이지만 자기는 의식과 무의식을 통틀은 전체정신(전체인격)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기실현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융은 인간이 인격의 성숙을 위해 자기실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원하든 원치 않든 개인의 삶이 그것을 요구할 뿐이며, 엄숙한 것도 심각한 것도 아니고 군자나 초인이 되라는 요구도 아니라고 한다. 바로 개인의 평범한 행복을 구현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이 원장은 '전체인격'이란 그 사람이 무의식을 의식화해나감으로써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며, 끝없이 넓고 깊은 무의식을 남김없이 의식화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다만 부단히 전체인격에 가까워지고자 노력할 뿐이라고 한다.
그는 자기실현의 과정을 우리의 다양한 전통 종교와 문화로 풀어내고 있다. 선불교의 수행과정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십우도(十牛圖)'에서 자기실현 과정을 살피고,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음 속 '그림자' 문제의 인식과정을 전개한다. 또 유학사상도 대상으로 삼아 "퇴계의 「천명신도」는 퇴계의 만다라, 퇴계가 보는 인간정신의 전체성"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자기실현을 통해 온전한 삶으로 거듭나길 권고하는 그는 자기실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자기실현은 삶의 본연의 목표이며 값진 열매와도 같다. 자연은 값진 열매를 헐값에 내주지 않으므로 이 과정은 당연히 갈등과 방황이라는 고통스러운 시련을 수반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성장과 성숙을 위한 고통과 시련을 마다한다면 통찰의 희열도 맛보지 못할 것이다" 35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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