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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발전에 남은 여생 바칠터”

 

과천시내를 그와 같이 거닐다보면 오가는 사람의 십중팔구는 그를 단박에 알아보고 인사를 건넨다.
두 번에 걸친 국회의원 출마와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현 여인국 과천시장과 한나라당 공천 경선 등 화려한 정치 경력만큼이나 세간의 화제를 늘 몰고 다녔던 이희숙(64)씨.
지역 정계 거목이기에 과천에 발을 붙이고 산 주민이라면 그를 모른다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그런 그가 오랜 정치생활을 접고 과천시애향장학회 이사장으로 대변신을 시도했다.
“과천시민의 인재양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항시 생각하고 애향장학회를 재임 중 더욱 발전시켜 놓겠습니다. 특히 장학기금 확충에 힘써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할 참입니다 ”
‘그릇에 비해 자리가 너무 적다’는 일부 시민들의 생각을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장학사업에 일보를 딛은 이 이사장의 포부는 다부지다.
시류에 적당히 편승했으면 장관 자리 하나는 꿰차고도 남을 정도로 출중한 인물로 평가를 받던 그이기에 아름다운 변신이란 수식어를 붙이기가 부담스럽기 조차하다.
명예직인 애향장학회 이사장 직책이 결코 하찮은 것은 아니나 워낙 명성이 높았던 터라 취임소식을 접한 지역민 대다수에겐 의외란 반응도 무리가 아니다.
“원칙도 법도 찾아볼 수 없는 정치에 염증을 느껴 소속 당을 탈당하고 이젠 지역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을 즈음 그런 제의가 들어왔지요. 다소간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그러나 장학사업도 애향의 일환이란 생각에 승낙했습니다”
조상들의 뼈가 묻힌 고향을 위해 여생을 바치겠다는 소박한 꿈 이상은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는 뜻이 담겨있다.
사실 그는 60년대 과천여중 전신인 관악중학교와 판교 낙생초등학교 교사생활을 지냈으니 어찌 보면 정치가 외도인 셈이다.
불혹의 나이에 정치에 도전장을 내민 후 24년 간이란 긴 세월을 돌고 돌아 다시 원위치로 복귀했다는 것이 맞는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면 그의 사회봉사활동은 낯선 작업이 아니다.
1급사회복지사 자격증으로 지난 89년부터 시내에 사무실을 열고 가정과 사회, 청소년문제 등 다양한 계층을 상대로 무료상담을 해왔다.
갖가지 사연을 호소하는 1만여명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힘과 밑거름을 보태 주었다.
“마음을 비우니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여유가 생겼다”는 그를 지켜보면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서정주의 국화옆에서)란 시구가 생각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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