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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갯벌과 신명나는 문화 속으로"

2005 제1회 화성 포구축제 개막

 

2005년 경기 방문의 해를 맞아 경기도는 다채로운 행사들로 날마다 축제다.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에서는 어선주협회와 화성시청의 주최로 지난 4~5일 이틀간 갯벌체험과 바다낚시 등을 즐길 수 있는 '제1회 화성포구축제'가 열렸다.
포구축제는 작년까지 진행됐던 해피축제와 바지락 축제를 합쳐 '화성 포구축제'로 이름 붙인 뒤 올해 처음 선보였다. 마린투어&별빛축제를 합쳐 부른 해피축제는 제부도에서 바다낚시와 우주의 신비로움 즐길 수 행사로 올해는 유람선과 낚싯배를 타고 방류된 우럭과 광어를 낚는 행사로 진행됐다.
궁평항으로 들어서면서부터 느껴지는 바다 냄새는 축제를 찾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아직 행사가 진행되지 않는 시간이라 축제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축제 준비로 한창이다. 일반주민참여로 구성된 주부 자치봉사자들은 커피봉사와 행사·관광안내로 바쁘다. 종합안내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계신 허정희(65) 할머니는 최고령의 나이에도 "자원봉사는 작년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내 몸이 건강할 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4일 오후 2시 궁평항 갯벌에서 바다 장승제를 시작으로 바다생명을 깨우는 북소리 공연, 퍼포먼스 '인간을 위한 위령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5일 궁평항 갯벌에서는 10시부터 2시까지 바자락 잡기, 갯벌 썰매타기와 갯벌 흙조각 체험 등의 행사가 이어졌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발목까지 빠지는 질퍽한 갯벌에는 바지락을 캐기 위한 사람들로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두 발은 갯벌에 푹푹 빠지기만 하고 호미질을 하다가 진흙에 옷이 더러워져도 참가자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행사참가자 박미애(40)씨는 "아이들 학교 과제 때문에 행사에 참여했지만, 아이들이 갯벌을 느끼면서 자연을 배우는 것이 많아 축제에 오길 잘했다"며 아이들에게 바지락 캐는 방법을 알려줬다.
시 관계자는 "화성시는 바지락 캐기(참가비 5천원) 행사를 위해 4톤의 바지락을 방류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애당초 바지락에는 관심이 없는 듯 갯벌 썰매타기에 눈길을 돌려 즐거운 한때를 보내거나 갯벌 흙 조각체험으로 만들기에 열중했다.
12시가 다가오자 참가자들은 하나둘씩 바지락이 가득 들어있는 바구니를 들고 수돗가로 향했다. 여기저기서 더러워진 옷과 몸을 닦느라고 옆 사람에게 튀는 줄도 모르고 정신이 없다. 아이들의 몸을 씻기던 김윤정(29·인천)씨는 "아이들 옷만 챙기고 자신의 옷은 챙기지 않아 걱정이다"며 벌흙으로 젖은 옷을 가리키며 웃었다. 한편에서는 온몸을 물로 씻어내 벌벌 떨고 있는 애완견도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어선주협회에서 마련한 먹거리 장터는 신선한 회들과 칼국수, 해물부침개, 튀김, 조개구이 등 축제의 먹거리를 즐기는 사람들도 북적댔다. 즐거움에 한잔, 맛깔스러운 안주에 한잔, 오랜만에 만난 사람과 한잔. 장터를 찾은 사람들은 대낮부터 한잔 술로 얼굴이 벌갰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식후 행사는 배끌기로 시작됐다. 배끌기는 화성시 어선주협회 4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 육지에서 배를 제작한 후 해안까지 끌고가는 모습을 재현해 인기를 끌었다. 큰 북소리와 함께 선공들의 "어이샤, 어이샤" 외치는 배끌기 노래는 한낮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배끌기 행사에 이어 만선 깃발을 앞세운 풍어제 행사가 펼쳐졌다. 특히 풍어를 기원하는 무형문화제 제98호 경기도 당굿 공연이 오후 2시부터 3시간 가량 진행됐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오수복(80) 기능인은 사고 없이 다선의 고기잡이와 지역사회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했다.
이번 축제에는 문화체험 행사들도 무료로 선보였다.
특히 잊혀져 가는 것들 중의 하나인 소금 만들기 체험은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소금 만들기 체험장 봉사자인 권호원(68)씨는 "요즘 염전이 한창 바쁜 철인데도 이렇게 나와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하다"며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오후가 되어 갈수록 6월의 날씨는 사람들의 몸을 지치게 만들었다. 이날 우유 마시기 홍보 캠페인을 벌인 주최측은 우유팥빙수 시식행사를 통해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행사로는 별자리 관측 프로그램인 별빛축제가 있었으며, 화성미술협회 미술지부에서 마련한 물감으로 그려보는 갯벌 풍경은 큰 화판에 붓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다를 그리는 아이들의 손길을 바쁘게 했다. 협성대 미술학과에서 봉사 나온 학생들은 온몸에 진흙을 칠하고 마네킹 모습을 선보여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모았다. 한 어린아이는 무서움에 울음을 터트렸다.
제1회 화성 포구축제는 보여주는 것보다 축제 참가자들이 직접 참여해 할 수 있는 알찬 체험행사였다는 평을 받았다. 자녀들을 데리고 함께 참여한 이병찬(45·부천시)씨는 "아이들이 자라 이러한 행사를 찾아다닐 기회가 적었는데 오늘 자연을 체험하고 문화적인 행사들을 접할 수 있어 일속이조였다"며 즐거워했다. 이번 화성 포구축제는 저녁 9시 갯벌 레이저 쇼를 마지막으로 푸른 바다와 신비한 갯벌이 살아 있는 2일간의 행사를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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