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요? 묻지도 마세요”
수원시 권선동에 위치한 K 중고매장 주인 김모(38)씨가 매출 얘기에 손사래를 치면서 한 말이다
50평 남짓한 K 중고매장에는 TV, 세탁기, 가구 등이 빼곡히 놓여 먼지가 뽀얗게 쌓였지만 김씨는 더 이상 먼지를 털어낼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김씨는 “1주일에 들리는 손님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데 무슨 소득이 있겠느냐”며 “작년에도 힘들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매출이 20%이상 줄어 말 그대로 최악상태”이라며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중고 제품을 시중가보다 최고 80%까지 할인해서 판매하는 중고매장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대부분 중고 매장의 매출이 20~50%이상의 매출 하락을 겪은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영업을 중단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수원시 화서동의 D중고가전상가는 작년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영업을 했지만 올해들어 이틀에 한번 꼴로 ‘개점휴업’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D상가 관계자는 “학기초에만 반짝 매출이 있고 혼자서 가게를 지키는 꼴인데 매일 문을 연다고 손님이 오는 것도 아니고 연료비만 나간다는 생각에 며칠간격으로 문을 열고 있다”며 “대형 할인점만 가도 십만원 대의 가전제품이 즐비한데 누가 중고 매장까지 와서 가전제품을 구입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오산시 갈곳동의 J매장은 가구전문점을 운영하다 불황으로 2년전에 중고가구.가전매장으로 업종전환을 했지만 매출은 여전히 바닥이다.
J매장을 운영하는 장모(40)씨는 “중고매장은 3월부터 8월이 성수기로 이때는 원룸.투룸에 거주하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주고객으로 중고물품을 많이 찾는데 올해는 그것조차도 없어 가게를 처분하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문제까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중고매장들도 불황에 허덕이긴 마찬가지.
용인시가 운영하는 기흥읍의 G매장 역시 작년보다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
G매장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심리마저 굳어져 올들어 손님이 절반이상 줄면서 매출도 동반 하락해 적자상태”라며 “원래 지자체가 운영하는 알뜰매장은 개인중고매장보다는 매출이 나은 것은 사실인 만큼 개인운영 중고매장들의 상황은 안봐도 뻔하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