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이 한번이라도 가득 차봤으면 좋겠어요”
3일 군포시 산본동 금정역 인근의 식당가에서 E순대국전문점을 운영하는 류모(38)씨가 눈물을 글썽이며 한 말이다.
17여평 정도 되는 류씨의 작은 가게에는 점심시간인 12시를 훨씬 넘은 시간에도 전체 테이블 7개중 절반이 공석이었다. 메뉴도 순대국전문점이라는 가게이름이 무색하게 김치찌개. 된장찌개. 닭 매운볶음탕 등 무려 15가지나 되는 식단으로 가득하지만 매출은 작년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류씨는 “주로 단골손님들을 중심으로 가게를 꾸려 나가기 때문에 손님이 원하면 메뉴에 없어도 해주는 통에 식단만 늘었다”며 “작년에도 너무 장사가 안되서 고생했는데 올해는 작년의 절반에도 수익이 미치지 못하니 가게를 접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숨만 내쉬었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우리나라 음식업의 매출이 지난 9월(0.5%)부터 10월(3.4%)까지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음식점 업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 율전동 성균관대 인근의 식당가는 대학가 답게 김밥, 돈까스, 해장국 등 음식점 간판이 즐비하지만 거리는 한산했다.
율전동에서 장사를 시작한지 4년정도 됐다는 K 김밥전문점 사장 김모(43)씨는 3일 “처음에 장사할 때 만해도 주변에 김밥집이 얼마 없어 1줄에 2~3천원씩 팔아도 많이 판매됐는데 최근 1천원짜리 김밥전문점 등 경쟁점들이 늘면서 작년보다도 매출이 30~40%나 줄어든 상태”라며 “메뉴 개발 등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했지만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라 업종을 변경하는 문제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시 만안구 안양대학교 인근의 식당가도 마찬가지.
이 식당가는 음식가격을 저렴하게 해도 매출이 늘지 않자 요구르트, 커피, 콜라 등의 후식 제공은 물론 학생증을 제시하면 음식값의 20%를 할인해 주고 있다.
C 닭갈비 전문점 관계자는 “우리 가게는 대학가에 위치해 있어 다른 지역보다 1천원 정도 음식 가격이 싸지만 주변 식당들이 가격을 경쟁적으로 내리고 학생들의 소비도 줄면서 작년보다 매출이 30% 넘게 하락해 올해부터는 학생에게 20%의 할인혜택까지 주고 있다"며 "그래도 매출변화가 거의 없어서 24시간 영업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태"라고 울상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