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화물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화물기를 이용하는 도내 무역업체들의 수출에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한한공은 국내 항공화물 시장 점유율이 50.1%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독점노선을 다량 확보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되면 지난 아시아나 항공 파업 때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이날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국제선 화물기의 경우 오전 3시10분 인천-빈-코펜하겐 노선 KE545편을 비롯해 모두 31편 가운데 24편이 결항되면서 삼성전자 등 도내 수출업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반도체와 LCD, 휴대폰 등의 전체 수출 물량의 40%를 대한항공을 이용해 수출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신속하게 타 항공사로 물량을 옮겨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장기화 될 것을 고려해 아시아나 항공이나 외국항공사 등 대체운송 수단을 찾고 있다.
전체 휴대전화 수출물량의 90% 이상을 항공으로 운송하고 있는 LG전자도 30~40%가 대한항공을 이용해 운송하고 있다. 현재 모든 수출 건수를 타 항공회사로 옮긴 상태이기 때문에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물량이나 일정을 바이어와 협의해 조정하거나 다른 항공편을 예약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다.
전체수출 물량의 30%를 대한항공을 이용해 수출하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 역시 모든 노선을 타 항공사로 대체해 피해는 없지만 여객기를 이용해 수송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물류업체들은 아예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물류를 전담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지텍은 모든 화물을 타 항공사로 이전한 상태이지만 대한항공이 독점 노선으로 운행하고 있는 미국 달라스, 이탈리아 밀라노, 독일 코펜하겐 등은 하루 이틀정도 배송이 늦어질 수 있어 전세기를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지텍 관계자는 “파업이 아시아나 때처럼 장기화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운송지연은 제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에 10일정도까지 경과를 봐서 전세기 및 임차기를 사용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하이닉스 반도체 등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범한종합물류도 파업이 장기화 될 것을 우려해 임차기와 전세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범한종합물류 관계자는 “다행히도 12월부터는 비수기이기 때문에 화물 수송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대한항공은 독점노선이 많아서 문제가 된다”며 “조기해결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부가 자율 중재를 권하면 지난 아시아나 파업과 같이 장기화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 해서라도 피해를 줄여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