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고유가로 도내 시설농가 '고충'

2005.12.19 00:00:00

한파와 고유가로 도내 시설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19일 도내 시설재배농가들에 따르면 12월 초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폭설이 내리는 등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농가의 난방유로 쓰이는 경유값은 지난해 L당 990원대에서 올해는 1천200원을 훌쩍 넘어섰고 면세유 가격도 지난해 400원대에서 올해 700원까지 치솟아 농가의 연료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유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일부 농가들은 수확물 재배를 포기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실제로 수원시 금곡동의 2천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 오이, 호박 등의 과채류를 재배하는 권득현(46)씨의 한달 평균 난방요금은 면세유 비용만 해도 70만원이 넘는데다 전기난방 비용 20만원, 기타 부대 난방 비용까지 합하면 100만원이 훌쩍 넘기기가 예사이다.
권씨는 “비닐하우스를 이중으로 치고 보온덮개까지 씌웠지만 그래도 바깥 날씨가 워낙 춥다보니 난방비가 작년보다 배로 들고 있다”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익을 거뒀지만 농산물 가격은 그대로인데 다른 비용들은 모두 올라 결국은 손해보고 있는 셈”이라고 한숨을 내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비닐하우스 내 기온차로 인해 토마토 묘목들이 ‘냉해’를 입으면서 수량이 감소하고 기형작물이 속출하는 등 상품의 질이 떨어져 권씨는 평소보다 토마토 농사를 일찍 접을 수 밖에 없었다.
평택시 진의면의 1천5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오이를 재배하는 오세춘(64)씨 농가도 마찬가지.
지난해 겨울 비닐하우스 난방비로 1천700만원을 지출했지만 올해는 유가상승으로 난방비용이 2천만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씨는 “시설 재배만 40년을 했는데 요즘 같아서는 진짜 다 그만 두고 싶다”며 “아무리 열심히 키운다고 해도 냉해로 수량은 줄고 질도 떨어져 제값도 못 받을 판이니 그냥 포기로 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 때문에 농민들 사이에서는 한파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수원시 시설채소작목연합회 허신강 회장은 “유가 상승 등으로 농민부담이 크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은 대부분이 대출금 한도를 높이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농가의 부담만 더욱 키우는 악순환만 되풀이 되는 것인 만큼,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모란기자 moran3022@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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