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없는데 주변에 피씨방은 자꾸 늘고 아주 죽을 맛입니다”
4일 12시께 수원시 권선동 B PC방. PC방의 성수기인 겨울방학임에도 P피씨방의 60여대의 컴퓨터 좌석에는 20여명의 손님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7년 동안 PC방 영업을 해왔다는 B PC방 사장 윤모(43)씨는 4년전까지만해도 이 일대 아파트 단지에서 유일했다. 그러나 인근에 하나 둘씩 PC방이 생기더니 작년에는 전방 200미터 안에 4개로 늘면서 매출이 평소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새로 오픈한 피씨방들은 최신 설비에 인테리어까지 갖추고 영업하자 윤씨는 지난해 초 리모델링하고 재오픈하기에 이르렀지만 매출은 여전히 바닥이다.
윤씨는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면서 손님은 계속 줄어드는데 경쟁점은 계속 늘어나니 매출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리모델링한 비용이라도 벌어보겠다고 운영은 하지만 전기세와 임대료만 버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2000년 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창업 1위 업종으로 부상했던 PC방들이 경기 불황과 업체 난립으로 고사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경기남부지부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의 피씨방 업체수는 4천200개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중 매년 60~70개의 업체가 영업이 안돼 휴.폐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PC방 창업자 수도 매년 30~40개에 달해 피씨방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지 오래다.
이에 업체들은 시설설비를 최신식으로 바꾸고 피씨방 사용요금을 1천원 미만으로 낮추는 등 피씨방들의 대형화, 저렴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피씨방의 불황은 계속되고 있다.
수원시 인계동 N PC방 사장 최모(39)씨는 지난해 초 PC방 사용요금을 1천원에서 600원으로 내렸지만 30여대의 컴퓨터 좌석에 손님이 꽉차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
최씨는 “리모델링을 하자니 돈도 없지만 그렇다고 손님이 늘지도 않을 것 같아 대신 사용요금을 내렸는데 시간당 200원대하는 유료게임 비용과 전기요금, 가게임대료 등을 내고 나면 남는 것도 없어 업종전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업지구인 수원시 팔달구의 피씨방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오픈한지 3개월 됐다는 I피씨방 주인 김모(38)씨는 “오픈 초기부터 지금까지 좌석 80개에 손님이 꽉 차본적이 없는데 보건복지부가 피씨방에 전면 금연제를 실시하면 그나마있던 성인 손님도 줄텐데 업자들만 죽어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