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와 열정으로 이룬 꿈, 주부이기에 더욱 당당 워킹 '줌마렐라'

2006.09.27 00:00:00

[Job & Life] 주부모델 서성희 씨
결혼후 아이 낳고 살림 모델 꿈 못버려 다시 무대선 ‘제 2 몸짱 아줌마’
5명이서 꾸린 온라인 카페 1년 남짓만에 회원 2천명 오작교역할 톡톡
4살 딸도 모델…가장 큰 소망은 초등학교때 헤어진 어머니 만나는 것

 


주요 경력 ●의류카다록 촬영 ●우먼센스·싸비 잡지촬영 ●SBS진실게임 출연 ●온라인 쇼핑몰 모델 ●홈쇼핑 촬영 ●2006년 로또 스포츠 봄,여름 콜렉
션 패션쇼 ●국민은행 웹사이트 촬영 ●의료기 지면 촬영 ●MBC 정보토크 팔방미인 ●KBS VJ특공대 ●KBS 행복한 오후 등

5명의 주부모델들이 모여 만든 ‘주부모델 캐스팅’(cafe.daum.net/me7me)은 이런 끼 많은 여성들의 꿈을 실현시켜 주고 있다. 카페를 개설한지 1년 남짓 됐지만 벌써 2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고, 카페 운영진들 대부분은 주부모델이다. 제2의 몸짱 아줌마로 알려진 서성희(34)씨를 만나 카페 활동과 주부모델 세계에 대해 알아보았다.


“와~ 이 사진 우리 엄마에요. 우리 엄마 예쁘죠”

 

4살 박이 지현이가 자기 얼굴보다 큰 잡지책을 들고 미용실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미용실에 모인 아주머니들은 아이의 기분을 생각해 ‘정말 예쁘다’며 지현이의 기분을 맞춰준다. 신이 난 지현이는 유치원에 가서도 친구들과 선생님께도 자랑할 참이다. 잡지에 나온 엄마 사진이 어린 마음에도 몹시 자랑스러운 모양이다.


딸의 모습을 지켜본 서성희씨는 자신도 모르게 기쁨과 대견함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주부 모델로 본격적인 활동을 한 지 2년여 시간이 지나고 있지만 사실 결혼 전부터 서씨는 모델 활동을 해오던 터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가수의 꿈을 키워 오디션을 보러 다니다가 한 에이젼시에 발탁돼 트레이닝을 받던 중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 눈에 띄어 잡지모델을 권했고, 그때부터 모델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 남편 방희규(31)씨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벌써 유명한 가수가 됐거나 잘나가는 모델이 되었을지도 모를 터다. 그러나 남편을 만나면서 가수의 꿈과 모델 활동을 과감히 접었고 그녀의 꿈과 끼는 가슴속 한 켠에 묻어 두었다.

 

그 덕분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예쁜 딸 지현이를 얻었다. 든든한 남편과 토끼 같은 아이가 있지만 서씨는 그래도 마음 한쪽이 언제나 허전했다.

 

뭔가 메울 수 없는 허전함에 남편과 긴긴 이야기 끝에 모델 활동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활동 전에도 많은 사람들의 권유가 있었지만 남편의 동의를 얻고 싶었고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주길 기다려왔다.

 

그녀가 모델 활동을 하는 데에는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이유도 있지만 내심은 초등학교때 헤어진 어머니를 찾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도 담겨있다.

 

“방송이나 잡지를 통해 내가 나온 모습을 보시고 혹시 엄마가 연락하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아이를 낳아보니 엄마가 더 그립고 또 우리아이를 엄마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만날 수 없으면 사진으로라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어느새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끝내 눈물을 보이지 않고 또 한 번 울컥대는 뜨거운 그리움을 가슴으로 삼켰다.

 

지난해부터 남편의 격려 속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서씨는 의류 카다로그에서 잡지,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등 그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한때 몸짱 아줌마 열풍이 불어 닥친 시절 주위에서 ‘제2의 몸짱 아줌마’라 불리며 폭팔적인 인기도 끌었다. 자신도 모르는 팬클럽이 생겼을 만큼 인기는 인기를 몰고 다녔다.

 

지금도 아이를 낳은 여자의 몸매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군더더기 없이 균형 잡힌 몸매를 지닌 서씨. 그녀가 자신 있게 공개한 비결은 ‘자연분만과 모유수유’란다. 자연 분만으로 몸속에 있던 노폐물이 몸속에서 빠져나가고 모유수유를 통해 지방분이 아이에게 전달돼 결국 몸이 건강해졌단다.

 

“2년동안 모유를 수유했다”는 그녀는 모유수유 예찬론자였다.

 

지난해에는 마음에 맞는 친구 몇 명과 온라인 카페를 하나 개설했다. 자신처럼 결혼과 함께 꿈을 접어야 했던 그러나 이제는 그 꿈을 한번 펼쳐 보고픈 주부들을 위해 팔을 걷어부친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주부들이 호응해왔다. 현재 2천여 명의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서씨 카페는 잡지, 방송사와 오작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주부들이 일하고 싶어 하고 또 모델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것에 깜짝 놀랐다는 그녀.

 

서씨는 “방송 작가분들이 주변에 ‘이런 사람 소개시켜달라’는 질문이 계기가 돼서 카페를 개설했는데 주부들의 꿈을 이뤄주고 있는 것 같아 보람을 느껴요. 대신 여기저기 연락하다보면 핸드폰비가 많이 나와요”라며 짓궂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주부모델을 하기 위해서 특별한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귀뜸했다. 다만 “그저 끼와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대환영”이란다. 하지만 “돈을 벌 목적이라면 한번쯤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모델을 하면 많은 돈을 벌겠다고 생각하지만 주부모델 현실이 그리 녹록치 않아요.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페이 면에서 미혼 모델들과 현격한 가격 차이가 나고 또 촬영 당일 아이 맡길 데가 없어 마음고생을 하는 경우도 봤어요. 하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주부이기 때문에 당당할 수 있어요”

 

그녀는 그녀만의 독특한 이미지와 넘치는 끼를 발산하는 당당한 주부모델로 꾸준히 상종가를 올리고 있고, 생이별을 한 어머니를 찾기 위해 오늘도 긴장된 하루를 보낼 채비를 하고 있다. /강석인기자 ksi817@kgnews.co.kr

강석인 기자 webmaster@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